[독자시점주의 〈From you〉] 당신이 묻는 남동구는?…미묘한 경계선 사이 다른 삶-프롬유

박해윤 기자 2025. 5. 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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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심부…연수·경기 부천·시흥 등 맞닿아
송도 화려함·부평 분주함 달리 상징적 면모
산단 위치 논현·고잔동, 일·삶터 미묘한 교차
남촌도림동·장수동은 지역 도농복합적 특성
신도시처럼 주목 못 받아도 '살만한 곳' 인식
'완성된 도시' 아닌 '적응해야만 하는 삶'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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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남동구·인천일보DB·

삶터와 일터, 교차로 위의 남동구

송도처럼 눈부시진 않지만, 부평처럼 낡고 분주하지도 않다. 인천에서 가장 이질적이고, 가장 상징적인 지역. 남동구의 이야기다. 인천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이 도시는 서쪽으로는 연수·미추홀구, 동쪽으로는 부천·시흥, 남쪽으로는 시화호와 남동국가산업단지까지 맞닿으며 수도권과 인천 사이 경계선 위에서 존재해 왔다.

남동구를 정형화된 하나의 도시로 설명하는 건 어렵다. 구월동엔 인천시청과 인천경찰청, 대형병원과 쇼핑몰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행정과 상업의 허브'를 이루고 있다.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이면 시청역 사거리 일대는 차량의 행렬로 꽉 막힌다. 하지만 바로 옆 만수·간석동은 다른 도시인 양 새벽 시장의 활기와 소음으로 아침을 깨운다. 도시는 같은 시간대에 서로 다른 리듬으로 움직인다.
▲ 남동국가산업단지 전경. /인천일보DB

남동산단이 있는 논현·고잔동으로 가면 분위기는 또 완전히 달라진다. 남동산단을 향하는 통근버스들은 새벽부터 도시 안으로 줄지어 들어오고, 퇴근 시간이면 빠져나간다. 오후 6시, 산단은 텅 빈 공간으로 남지만, 주변의 촘촘히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은 이와는 별개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일터와 삶터가 묘하게 겹치고, 때로는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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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구는 그 자체로 도농복합이다. 논현과 서창 같은 도시형 주거지 옆에 자리한 남촌도림동과 장수동엔 여전히 비닐하우스가 자리 잡고, 밭과 고속도로가 교차하며 도시의 풍경을 생경하게 바꿔 놓는다.

이처럼 남동구에선 도심과 변두리가 나란히 놓여 있지만, 삶의 경험은 확연히 갈린다. 같은 남동구 주민이라도 어느 지역을 오가느냐에 따라 일상의 질감이 달라진다. 교통망과 교육시설, 주거환경의 차이는 같은 지역 안에서도 또 다른 격차를 만들어낸다.
▲ 만수동 빌라촌과 공영주차장. /인천일보DB

그렇다면 남동구에서 2025년을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인구는 서서히 줄고 있지만 아직 버텨내고 있고, 집값은 '서울만큼 비싸진 않아도, 결코 싸지 않은' 미묘한 경계선에 걸쳐 있다. 송도나 청라처럼 확실한 신도시의 미래가 그려지진 않지만,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살 만한 동네'로 통한다.

도시의 진화와 팽창이 늘 그렇듯이, 1960년대생이 기억하는 초기 남동구와 1980년대생이 경험한 남동구의 모습은 전혀 다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2025년 이제 막 태어난 세대에게도 남동구는 완성된 도시가 아니라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도시일 테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남동구에 사는 삶은 '적응해야만 하는 삶'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정착하는 이 도시에서 '남동구에 산다'는 것은 어떤 선택의 결과인가. 지금의 남동구, 이 도시의 오늘을 다시 바라보려 한다.

<미리보기>

"겹쳐 사는 도시, 갈라지는 삶. 남동구를 통과하는 당신의 이야기"

남동구는 총 9개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주거와 산업, 문화 인프라와 교육, 정착과 유출이 서로 맞물린 도시의 다양성을 담아냈다.

〈하나의 남동구, 두 개의 도시가 산다〉에선 신도시 논현동과 원도시 만수동 사이 1억원 집값 차이가 만든 도시 양극화를 들여다본다. 같은 행정구역이지만 사는 곳에 따라 아이의 학교, 걸어갈 수 있는 병원, 주말에 들를 상점까지 모든 게 달라진다. 누가 경계를 만든 건 아니지만, 차이는 조용히 자리 잡았고 양극화는 더 은밀하게, 더 깊게 파고들었다.

<구월동은 아는데, 남동구는 몰라요>는 남동구 문화 인프라의 극심한 쏠림 현상을 드러낸다. 19개 동, 48만명이 사는 도시지만 영화관은 단 3곳뿐이고, 그중 2곳이 구월동에 집중돼 있다. 대형 서점도, 공연장도 마찬가지다. 문화 인프라의 편중이 만든 '중심'과 '주변'의 격차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도시 정체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산업단지와 아파트의 '기묘한 공존'>에선 공장과 아파트가 500m 거리로 공존하는 남동국가산업단지의 풍경을 다룬다. 엔진 소리와 자전거 바퀴 소리가 겹치는 이곳은, 산업과 일상이 한 동네에 포개진 도시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만 가까울 뿐, 서로의 삶은 쉽게 닿지 않는다.

<청년은 떠나고 외국인이 채운다>에선 남동산단의 노동 구조 변화를 짚는다. 청년들이 사라진 자리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워지고, 출퇴근 시간마다 멈춰선 도로와 지연된 교통망은 이들의 삶을 더 고단하게 만든다. 본질적 처우가 바뀌지 않으면, 이 도시는 계속 떠나는 도시일 뿐이다.

<1980년대 구월주공, 2025년의 만수주공, 그리고 그 이후>는 재건축이라는 이름 아래 밀려난 과거와 현재 진행형인 미래 계획을 바라본다. 구월주공은 이미 흔적조차 사라졌지만, 그 위에 올라선 아파트에는 여전히 시간이 쌓인다. 이제 그 시선은 만수주공으로 옮겨간다.

<지도가 연결해도, 시간은 끊긴다>는 '교통의 축소판' 남동구의 현실을 해부한다.

<나는 왜 29년째 남동구에 사는가>와 <남동구에 왔지만 떠나요>는 토박이 청년과 외지인 청년의 이야기다. 남동구에 태어났거나 정착했지만, 일자리와 거주 환경 때문에 떠나는 이들은 '사는 동네는 있어도, 사는 집은 없다'는 말을 남긴다.

<논현은 왜 송도처럼 되지 못했나>는 비슷한 시기 바다를 메워 만든 두 신도시, 논현과 송도의 서로 다른 상황을 비교 분석한다. 84㎡ 아파트가 논현에선 5억4500만원, 송도에선 7억7000만원에 거래되는 현실 뒤에는 서로 다른 도시 개발 철학이 숨어 있다. 논현은 '계층 혼합형 주거단지'로, 송도는 '수익 중심 도시'로 설계됐다. 결국 논현과 서창은 송도처럼 되지 못한 도시가 아니라,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되지 않은 도시였다. 투자 가치와 도시 다양성 사이, 남동구의 선택을 되짚어본다.

남동구편 – 박해윤 기자

"20살부터 부산 금정구, 서울 동작구, 충북 옥천군, 경기 수원시까지… 역마살 장착 후 전국 일주했다. 지금은 인천 남동구에 눌러앉았다. 이번엔 정착할 수 있을까?"

남동구편 - 이나라 기자

"남동구에서 태어나 29년째 살고 있는 토박이다. 같은 길을 수없이 걸었고, 같은 풍경을 수없이 지나쳤다. 익숙하다고 해서 다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 기사를 써내려가다 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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