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해외 작가"‥확 달라진 수묵비엔날레
처음으로 해남 포함‥조선 수묵의 뿌리
세계적 명성 총감독‥업그레이드 기대

수묵을 주제로 사실상 세계 유일인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오는 8월 말 개막을 앞둔 가운데 해외 참여 작가를 크게 늘리고 전시 지역에 해남을 처음으로 포함하는 등 예년과 확 달라진 전시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에서 명망을 인정받고 있는 윤재갑 큐레이터가 총감독을 맡으면서 미술계에서는 이번 비엔날레가 보다 더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해외 작가 비중 크게 늘어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오는 8월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남 해남과 진도, 목포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 2018년 첫 회를 시작으로 격년제로 열려 4회째를 맞았다.
이 비엔날레는 동양화의 핵심인 수묵을 주제로 한 사실상 세계 유일이다. 중국 심천에도 수묵 비엔날레가 있으나, 국가 통제로 인해 수묵 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선보일 수 없어 격이 낮아지고 유명무실해져 있다. 전라남도는 이에 따라 보다 국제적 명성을 얻고 격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이다. 주제에서 볼 수 있듯 이번 비엔날레는 '황해'를 둘러싼 동아시아 해양 문명권에 주목한다. 기존 대륙 중심의 문명 서사에서 벗어나, 바다를 통해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은 다양한 지역 문명 간의 상호작용과 연속성에 집중한다.
비엔날레의 핵심 기획 방향은 '전통의 재해석과 재료의 확장'이다. 아시아 수묵의 철학과 조형 언어가 서양의 미학, 동시대 예술의 언어, 디지털 기술 등과 어떻게 만나는가를 실험해 수묵이라는 고유한 매체가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여는 방식을 다층적으로 탐색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특히 해외 참여 작가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 지금까지 참여 작가의 20%대였던 해외 작가 비중을 40%대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20개국에서 82명 가운데 해외 작가가 33명이 참여한다. 국내 참여 작가 49명 가운데 작고인이 17명, 생존작가가 32명이므로 생존 작가로 치면 해외 작가가 1명 더 많은 셈이다.

▲윤두서를 찾아서
이번 비엔날레의 또다른 특징은 그동안 목포와 진도에서만 이뤄지던 전시를 해남까지 확장했다는 점이다. 수묵비엔날레 김형수 사무국장은 "예향 전남의 뿌리를 찾다 보니 조선 후기 수묵의 대가였던 해남의 윤두서를 빼놓을 수가 없었다"며 배경을 밝혔다.
'귀없는 자화상'으로 유명한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은 한국회화사의 3대 작품으로 꼽힌다. 윤두서의 증조할아버지 윤선도로부터 이어지는 녹우당 해남 윤 씨 일가의 화첩은 남종화의 맥을 이어온 진도 소치 허련 그림의 바탕이 됐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해남 고산윤선도 박물관에서 윤두서를 비롯한 조선후기 내노라하는 화백들이 참여한다. 윤두서와 겸재 정선, 다산 정약용, 근현대 작가 수화 김환기와 천경자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해남 땅끝순례문학관에는 김민정, 이헌정, 홍푸르메, 로랑 그라소, 린타로 하시구치, 펑웨이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동양적인 수묵의 감성을 디지털 등 현대적인 매체에 각기 녹여내고 발현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총감독에 거는 기대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은 윤재갑 큐레이터는 국내외 굴지의 비엔날레를 지휘한 '큐레이터계의 거장'으로 꼽힌다.
1968년 생으로 홍익대 여술학과를 졸업한 윤 감독은 중국 베이징CAFA와 인도 타고르 대학에서 미술사학과 인도미술을 각각 수학했다. 2005년 뉴욕 아라리오 갤러리 총괄디렉터,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2016년 부산비엔날레 예술감독, 2019년 대전 이응노미술관 국제전 공동기획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굴직한 전시전을 감독했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상하이 How Art Museum 관장을 맡은 경험은 중국과 같은 동양권인 우리나라의 수묵비엔날레를 어떻게 새롭게 재편할 것인지 영감을 줬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대한민국 수묵의 뿌리를 찾아 윤두서를 발견하고 해남 전시를 포함시킨 것도 윤재갑 감독의 발상이었다.
윤 감독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해남과 진도 전시를 꼭 추천한다"며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던 녹우당 가문과 소전에 대해 우리가 재발견하고 전남이 왜 예향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영 전남문화재단 대표는 "이번 비엔날레는 국제적 규모의 행사임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