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공격하며 선동하는 이준석, 대선 후보라는 게 역겹기까지"

윤유경 기자 2025. 5.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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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 위한 5대 정책 요구
"전 국민 상대로 언어 성폭력, 이준석은 대통령 후보 즉각 사퇴해야"
광장 지운 대선…"정권 교체, 사람 교체 아닌 광장 목소리에 화답해야"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윤유경 기자.

“약자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선동하는 이준석은 히틀러와 다름없다. 그와 같은 인물이 2025년 대선 후보라는 것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역겹기까지 하다. 이준석이 사퇴하고 성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 (고은하 금속노조 여성위원장)

6·3 대선에서 실종된 여성·성평등 의제를 요구하기 위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여성혐오 발언에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애초 탄핵 광장에 모인 시민들 요구가 지워진 대선을 비판하는 취지로 계획됐던 기자회견들은 모두, 전날 이 후보의 언어 성폭력 발언에 대한 분노와 사퇴 요구로 시작됐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를 맡은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밤 정치의 이름으로 여성을 모욕하는 대선 후보를 봤다. 참담하다”며 “공중파 TV토론에서 정치 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을 보다가 성폭력 발언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준석 후보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한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1대 대선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윤유경 기자.

첫 발언을 맡은 김지경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도 이어 “이준석 후보는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심각한 성폭력 상황을 도구로 이용했다”며 이 후보를 향해 “정치를 혐오의 장으로 만들고 심각한 언어 폭력까지 행사한 당신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당장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외쳤다. 오희정 사무금융노조 성평등위원장은 “대선 토론회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언어적 성폭력을 일삼고 정치가 국민을 모욕하도록 만든 이준석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직전 인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너머서울 주최) 기자회견 역시 이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신향미 너머서울 공동집행위원장은 “어젯밤 온 국민이 보고있는 대선 TV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여성에 대한 성적인 언어폭력, 온 국민을 향한 성희롱 발언을 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오늘 아침 그 후보는 민주진보 후보의 위선을 지적하려 했다며 사과 한 줄 하지 않았다”며 “광장의 에너지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도저히 대통령 후보로 용납할 수 없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28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너머서울 주최) 기자회견. 사진=윤유경 기자.

발언을 제지하지 못한 방송사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윤미영 서울여성회 사무처장(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은 “여성의 인권과 존엄을 훼손한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 여성들이 폭력과 혐오로 죽어나가는 현실 속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며, 혐오 정치인은 즉각 사퇴로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방송사들은 해당 발언을 삭제해야 한다. 폭력적이고 혐오적 발언을 여과없이 송출한 방송사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권 교체, 사람 교체 아닌 광장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선거돼야”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제외한 대선 후보들이 광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이끌었던 여성, 소수자, 노동자의 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대선 후보들에게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5대 정책을 요구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성평등 공시제 법제화, 실질임금 인상) △채용 성차별 근절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 등 5가지 요구안이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여성노동조합·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단체연합은 조상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사회대전환 선대위원장과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대선 정책협약을 맺었다.

▲ 28일 오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여성노동조합·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단체연합은 조상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사회대전환 선대위원장과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대선 정책협약을 맺었다. 사진=윤유경 기자.

계엄 이후 광장을 채웠던 각계각층 시민단체도 대선 후보들에게 다시 광장의 의제를 요구했다. 심기용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내란과 극우 폭동을 경험한 이후의 한국 사회는 혐오와 증오에 중독된 사회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며 극우 조직이 결속하고 거대 양당이 이 상황을 외면하는 구도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혼 법제화, 트랜스젠더 성별인정법 제정이 중요하다. 극우는 방치된 혐오에서 성장한다. 성소수자 인권 보장 없이 새로운 민주주의는 그렇기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22년 조선소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가로, 세로, 높이 1m짜리 철제 구조물에 31일 동안 스스로 몸을 가뒀던 유최안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도 발언에 나섰다.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현재 75일차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유 조합원은 “정부가 조선소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하청 노동자들 임금이 30% 가량 삭감됐다. 임금 원상회복 약속은 조선업 초호황기인 지금에도 지켜지지 않고있다. 한 술 더 떠 정부는 '고용위기 지역'을 선포함으로써 4대보험 체납을 유예시켰다”며 “원청은 4대 보험료만큼의 공사대금을 삭감했고, 업체가 원청의 공사대금 삭감만큼의 4대보험을 체납하고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에서 각출된 4대보험료를 떼먹음으로써 조선소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 고용불안, 4대보험 체납, 세금 횡령에까지 동원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28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너머서울 주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유최안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 사진=윤유경 기자.

유 조합원은 “노조를 만들고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투쟁했고, 2022년 공익적 파업으로 인정받았음에도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은 여전히 불법”이라며 “노조법 2·3조 개정 없이, 하청 노동자가 자신의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없다면 계속 반복될 일이다. 모든 노동자들이 자신의 임금 조건과 고용 조건을 결정할 수 있게끔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게하는 게 노동자, 민주시민으로서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운영위원은 “청소년들은 계엄을 겪었고 윤석열 탄핵 기간 서로 교실 복도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일명 '좌파 우파 놀이'를 하고있다. 무분별한 유튜브 시청과 알고리즘,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고 여성, 소수자, 장애인, 이주민을 혐오하며 '윤석열 만세, 트럼프 만세'를 외치는 청소년들이 학교의 '인싸'가 돼 활동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총체적 문제가 학교 현장에서 축소판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정권 교체, 사람 교체가 아니라 사회 대개혁 전환의 길로 나서는 광장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너머서울 주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광장의 요구를 지우는 대선지우개 현수막을 찢으며 광장의 요구를 되찾는 결의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윤유경 기자.

홍명교 체제전환운동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은 “광장에 나선 시민들의 힘으로 만든 대선이다. 그런데 선거 국면에서 여성의 권리, 성소수자의 존엄, 장애인 이동권, 기후 앞에 선 생존의 절규, 주거 불안정 노동자들의 외침, 철탑 위에 올라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들리지 않는다”며 “마치 광장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대통령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광장에 섰던 우리는 대통령 하나 끌어내리는 것에서 멈추려고 투쟁하지 않았다. 사회를 바꾸고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기 위해 나섰다”며 “불평등과 차별 없는 나라를 위해 계속 싸워나가기를 멈추지 말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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