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검사 확대하는 금감원…유상증자 중점 심사도 지속 강화(종합)

박순엽 2025. 5. 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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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자본시장 변화·혁신 위한 성과 및 계획’ 발표
PEF GP 年 5곳 이상 검사…“사회적 책임도 종합 고려”
MBK 행정제재 진행…고려아연·영풍 회계 감리 연내 결론
두 달 새 14개사 유증 중점심사…“한계기업 심사 불가피”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금융당국이 사모펀드(PEF) 운용사(GP) 검사 대상을 연 5곳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감독·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PEF GP가 단기수익만을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시각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 연이어 전산 사고가 일어난 데 대해선 최고경영자(CEO) 차원에서 사전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PEF, 단기수익 추구 등 시장 내 부정적 시각 커져”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진행된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통해 “PEF는 그동안 증권·운용사보다 사회적 관심을 덜 받았지만, MBK파트너스 등이 최근 국가기간산업과 관련되거나 민생·노동자 관련 이슈가 얽힌 업종에서 문제를 일으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함 부원장은 PEF 산업이 성장하면서 그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단기수익 추구·과도한 차입금 동원·부실한 내부통제 등 PEF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커졌다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홈플러스 사태 등에서 노동자, 소상공인, 소액주주 등과 마찰을 빚으며 비판을 받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감원은 PEF에 대한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PEF 검사 대상을 연 5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투자 규모와 법규 준수 정도,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사 범위와 수준을 차등화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1년 10월 PEF GP에 대한 검사권이 도입된 뒤 현재까지 총 18개 GP에 대해 검사를 시행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어 PEF GP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국회에서 PEF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지만, 현행법상 받은 게 없거나 줄 게 없다”며 “공시 목적으로 외부에 공개하는 방식이나 감독 당국에 관련 정보를 제출하는 방식으로의 규정 개정이 국회 등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MBK 검사와 관련해서는 검찰에 이첩한 부분과 별도로 행정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려아연과 영풍의 회계 감리 프로세스 역시 처리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영풍 모두 회계 위반 소지가 발견돼 감리로 전환했고, 올해 하반기까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증권사, 전산 사고 발생 잦아…사고 유형별 원인 짚어봐야”

금감원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포스코퓨처엠 등 유상증자에 대한 심사로 시장의 관심을 받는 ‘유상증자 중점 심사’ 제도를 지속하는 동시에 일정 기간 이후 성과를 평가한 뒤 제도를 보완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말 유상증자 중점 심사 제도 시행 후 4월 말까지 유상증자 16건 중 14건을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심사 대상 기업 14곳 중 12곳은 한계기업이었으며, 2곳은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증자였다. 함 부원장은 “금감원이 권한을 남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이자보상 배율 1 미만의 한계기업들이 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어 감독기관으로서 중점 심사할 수밖에 없다”며 “증자를 해서 어디에 쓰고, 어떤 기대 효과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묻고 있다”고 말했다.

함 부원장은 이날 증권사 등의 CEO에게 ‘CEO 레터(Letter)’를 발송했다고도 언급했다. 금감원이 CEO 레터를 증권사·자산운용사 CEO에게 발송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4월 키움증권을 포함해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토스증권 등에서 연이어 전산 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CEO 차원에서 관심을 두고 챙겨달라는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전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증권사 스스로 잘못했을 수도 있고 해외 중개인·외부 아웃소싱 등 외생 변수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며 “고객에 관한 사항이니 사고 유형별로 원인을 짚어봤으면 하는 부분을 편지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등에서 발생한 전산 사고는 2021년 85건에서 2024년 100건으로 늘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금융당국이 국내 자본시장 변화를 위해 혁신을 추진해 온 점을 소개하면서 앞으로도 장기적 관점에서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기업엔 투명한 공시·건전한 지배구조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노력을, 투자자에겐 합리적 투자 의사결정·자기책임 원칙에 기반을 둔 성숙한 투자 행태를 당부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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