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스마일 점퍼' 우상혁

이동욱 논설주간 2025. 5. 28. 16:2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동욱 논설주간

세계 정상급 높이뛰기 선수 우상혁의 웃음은 단순한 미소가 아니다. 그것은 땀과 고통을 이겨낸 자만이 지을 수 있는 여유로운 웃음이다. 경북 구미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그는 특유의 여유만만한 미소를 다시 한번 지어 보였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우상혁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카타르의 무타즈 바르심과의 '빅매치'가 대회의 최대 볼거리였다. 그러나 대회 직전 바르심의 갑작스러운 불참 통보로 성사가 무산됐다. 하지만 우상혁은 특유의 미소로 말했다. "같이 뛰지 못해 아쉽지만 재밌는 점프 보여드리겠다."

그는 예선에서 단 한 번의 점프로 결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2m15. 다른 선수들이 1m85부터 점프를 시작하는 동안 우상혁은 단숨에 진입 기준을 넘겼다. 우상혁은 2월 체코에서 열린 실내대회를 시작으로 슬로바키아·중국·한국까지 네 개 국제대회 연속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금 세계 육상의 정점에 있다.

우상혁의 존재가 특별한 이유는 기록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웃으며 뛴다. 질주할 때도, 바를 넘을 때도, 착지 후 관중석을 바라볼 때도 웃는다. 그 미소는 자신을 향한 기대를 기꺼이 짊어지겠다는 다짐이자 함께 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존중의 인사다. 승부의 세계에서 보기 드문 품격이다.

육상, 특히 높이뛰기는 실력과 심리의 싸움이다. 1cm의 벽은 종이처럼 얇지만 기록의 이면에는 수천 번의 실패가 있다. 우상혁은 이를 안다. 2021년 도쿄에서 2m35로 은메달을 땄고, 2023년 파리에서는 7위에 머물렀다. 실패의 쓴맛을 본 그가 다시 도전하는 이유는 단 하나, 도전이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한 "세계실내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모두 우승하고 싶다."는 첫 목표를 이뤘고, 두 번째 목표 앞에 섰다. 이미 많은 이들이 그가 결선의 바를 넘은 뒤 양팔을 번쩍 들고 날리는 금빛 미소를 그리고 있다. 결선은 29일 오후 8시 1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