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용요법 수요 높아진 빅파마에 국산 파트너 후보 몸값도 껑충
MSD '키트루다' 병용 임상 에이비엘바이오·티움바이오·지아이이노베이션 등 가치 부각
각 사별 호재 맞물리며 2분기 들어 나란히 주가 급등…"병용요법 추구 전략 이어질 것"

미국 정부의 약가인하 압박에 대규모 매출 품목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여러 약물을 동시에 사용해 병을 치료하는 병용 요법을 늘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병용 요법으로 인정을 받으면 약가 인하를 막을 수 있고, 신규 약물로 간주될 경우 특허 기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품목들의 병용 파트너 지위를 노리고 있는 국산 신약 후보들의 가치도 주목받는 중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MSD '키트루다'와 얀센 '리브리반트' 등 글로벌 항암제, 대사질환 치료제인 일라이릴리 '젭바운드' 등과 병용 임상을 진행하거나, 추진이 기대되는 신약 후보를 보유한 기업들이 주목받으며 최근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에이비엘바이오와 티움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보로노이, 올릭스 등이다. 자체 신약을 기반으로 이미 기술수출에 성공 또는 차기 주자로 주목받는 기업들로, 해당 성과와 글로벌 신약의 파트너 지위 기대감이 맞물리며 주목받는 중이다.
실제로 2분기 들어서만 에이비엘바이오와 티움바이오 주가는 100% 이상 급등했고,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올릭스 역시 각각 50%, 2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보합 수준인 보로노이 역시 올해로 범위를 확대하면 30% 이상 주가가 오른 상태다.
국산 신약의 병용요법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항암이다. 전체 적응증 중 가장 수요가 높은 분야인데다 글로벌 매출 1위 품목인 키트루다나 유한양행 '렉라자'가 병용 요법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리브리반트를 파트너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3월 자체 항암 신약후보 'ABL103'과 키트루다, 화학치료제(탁센)의 3중 병용요법 1b·2상의 글로벌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완료했고, 국내 승인은 대기 중에 있다.
티움바이오는 'TU2218'과 키트루다의 담도암·두경부암 대상 병용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한 상태로 이달 30일부터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2025)를 통해 첫 중간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흑색종과 신장암·간암을 대상으로 한 키트루다 병용 2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2a상 종료가 예상된다. 주력 적응증으로 낙점한 흑색종의 경우 자체 상용화까지 노린다는 목표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흑색종을 대상으로 한 병용요법의 경우 자체 상용화를 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라며 "다만 공동연구 개발 형태 등의 파트너십 가능성은 열어 둔 상태"라고 말했다.
보로노이는 미국 오릭파마슈티컬스(오릭)를 통해 'VRN07'(ORIC-114)과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제형 병용 1b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3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오릭은 지난 2020년 VRN07의 글로벌 권리를 6억2100만달러(약 85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과 국산 신약의 병용 임상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신규 약물과의 병용 전략은 막대한 매출을 거둬들이는 신약의 특허 기간과 시장 지배력 연장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전략이다.
이는 우위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가 무상으로 자사 약물을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사 입장에선 파트너십 만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결과에 따라 대형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질 기회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사들의 주가 상승률이 특히 두드러진 배경은 미국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약가 인하 전략이다. 후보 시절부터 제약사의 높은 수익성을 지적해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각종 약가 인하 정책을 쏟아내며 글로벌 제약사들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출시 시점에 따라 정부와의 약가 협상을 피할 수 없게 된 글로벌 제약사들은 병용 요법을 주요 수단으로 낙점하는 분위기다. 신규 약물과의 조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약으로 인정받거나, 협상 지연이라는 최소한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병용 파트너 후보인 국내사 주목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허가 지연 등의 여파를 받은 미국 FDA가 승인 성공 가능성이 높고, 경로가 명확한 약물 중심으로 기조를 선회한 점도 검증된 글로벌 품목을 파트너로 하는 국내사에 우호적 요소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병용요법으로 약물 당 약가 노출이 희석되며, 새로운 약으로 간주될 수 있어 약가 협상 시점 지연 가능하다"라며 "때문에 빅파마는 약가 규제 회피 및 약가 방어 전략으로 병용요법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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