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장 내 괴롭힘 줄어들까…‘근로감독청’ 신설되면 5년간 1335억 든다

강윤서 기자 2025. 5. 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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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정책처, 민주당 ‘정부조직법 개정안’ 비용 추계 결과
노동부 내 감독청 신설해 ‘근로감독 기능’ 독립 운용해 전문성 강화 취지
5년간 직장 내 괴롭힘 신고 2배↑…근로감독관은 단 2% 증가
노동계, 직장 내 괴롭힘 등 ‘근로감독 사각지대’ 해소 목소리 높아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고용노동부 로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제안한 '근로감독청' 신설 법안을 추진할 경우 향후 5년간 약 1336억원이 들어간다는 추계 결과가 나왔다. 근로감독청은 고용·노동과 근로감독 업무를 모두 도맡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업무를 쪼개서 '근로감독' 담당 기관을 신설하고 노동법 사각지대를 해소하자는 취지로 논의돼왔다.

28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박홍배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비용추계서를 발표했다. 예정처는 개정안에 따라 근로감독청을 설치·운영할 경우 2026~2030년 5년간 1335억8600만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매년 약 270억740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근로감독청 신설' 법안은 지난 1월 박 의원 등 22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노동부의 '일반 고용노동' 행정과 '근로감독' 중 근로감독 기능을 근로감독청이 맡아 독립적인 운영을 담보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정부조직법 14조(고용노동부)에 노동부 장관 소속 근로감독청을 신설, 근로감독청이 근로조건의 기존, 근로감독 관련 사무 등을 관장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현재 노동부는 고용노동과 근로감독 관련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용과 노동 관련해서는 고용정책의 총괄, 고용보험, 직업능력 개발 훈련, 근로조건 기준, 근로자의 복지후생, 노사관계 조정 등의 행정을 총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산업안전보전, 산업재해보상보험,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항 단속 등 근로감독까지도 노동부가 담당하고 있다.

노동계에선 노동부 내 정책 관리와 근로감독 집행 기능이 혼재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노동법의 분야는 광범위한 가운데 정부가 각 법령 위반 사항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근로감독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로감독관 인력부족 문제도 심각한 실정이다. 매년 근로현장에서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항이 증가하면서 근로감독관 1인당 관할 사업장 수와 1인당 처리 건수 역시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근로감독관 1명이 맡는 사업장과 사건 규모가 과중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관련 금지법을 시행한 후 5년 새 신고 건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연도별로 노동부에 신고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수를 보면 △2020년 5823건 △2021년 7774건 △2022년 8961건 △2023년 1만1038건 △2024년 1만2253건이었다. 반면 근로감독관 수는 2019년 2213명에서 지난해 3월 기준 2260명으로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홍배 의원은 "노동부 내 근로감독관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전문성·인력 부족으로 근로감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아 현장에서의 근로감독이 원활하지 않다"며 "(이 개정안을 통해) 일반 고용노동 행정과 근로감독 기능을 독립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근로감독 분야 규범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노조 조합원들이 2021년 10월1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고용승계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해결 촉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근로감독청 총예산 중 인건비가 87% 차지

예정처는 해당 개정안에 따라 근로감독청 신설에 필요한 총예산을 인건비(보수 및 기관부담금), 기본경비, 자산취득비, 임차료 등으로 나눠 추계했다. 이 중 인건비는 향후 5년간 총 1158억1200만원이 들어가면서 전체 비용의 약 86.7%를 차지했다.

인건비의 추계 기준을 보면, 그간 노동부 내 근로조건의 기준, 근로감독 등의 사무를 담당해온 인원이 근로감독청 소속으로 전입될 것으로 가정했다. 예정처는 본부 근로기준정책관 및 노동개혁정책관 내 일부 분과 소속 65명에 더해 소속기관 6개청 내 총 1998명이 이동한다고 전제했다. 아울러 그간 정부조직 개편 사례를 참조해 청장 1명, 차장 1명, 행정지원 조직 인력 354명이 증원될 것으로 가정해 추계했다고 밝혔다.

행정지원조직은 고위공무원부터 9급까지 배분했다. 청장(차관급) 연봉액의 경우 고용노동부 예산에 반영돼 있는 고위공무원 연봉액을 준용, 각종 수당을 합산해 1억4538만원으로 산정됐다.

인건비 다음으로 높은 예산 비중을 차지한 건 기본경비로, 5년간 100억1800만원을 추산됐다. 기본경비는 올해 노동부 예산의 인건비 대비 기본경비 비율인 8.7%를 앞서 추정된 인건비 총액에 적용하여 산출한 값이다.

임차료의 경우 5년간 총 77억5600만원으로 추계됐다. 예정처는 근로감독청을 신설할 경우 본부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전입 인원과 신규 인원에 대한 임차료를 계산했다. PC·사무집기 등 자산취득비도 이같은 전제를 토대로 추계해 1인당 501만, 총 17억8300만원으로 추산했다. 단 이는 2026년에만 발생하는 비용이다.

예정처는 추계 결과에 대해 "전입인원, 증원인원 및 청사 규모 등에 대한 가정을 바탕으로 유사사례를 준용하여 추계가 가능한 일부 재정수반요인에 대해서만 추계했다"며 "향후 실제 전체적인 재정소요액은 추계된 금액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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