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소송 항소심 패소에 지역 ‘부글부글’…시, 적극 대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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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11월과 2018년2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관련 1심판결이 최근 항소심에서 뒤집히며 지역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포항 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 역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포항은 국가가 관리 감독해야 할 지열발전소의 무책임한 개발로 강진을 겪었다"며 "대구고법은 국가 책임을 인정한 1심 재판부 판단을 뒤엎고 시민 고통을 외면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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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11월과 2018년2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관련 1심판결이 최근 항소심에서 뒤집히며 지역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와 포스코의 책임을 인정해 원고인단에 1인당 200만~300만원의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라는 1심의 판결과 달리 2심에선 ‘국가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와서다. 포항시는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역대 최악의 지진피해…정부 조사서 ‘촉발지진’ 결론
2017년11월 포항 지역엔 기상청 공식 진도 5.4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당시 국내에서 발생했던 지진 가운데 최대 규모의 피해를 불러온 지진으로 기록됐다. 건물 외벽 붕괴, 상수도관 파열 등이 일어나고 1명이 숨지고 117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어 이듬해 2월 일어난 후속 지진으로는 아파트 등 주택 2만5000여채가 파손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꾸려진 대한지질학회 중심의 정부조사연구단은 2019년 3월 “포항 지열 발전 사업 과정에서 지하 공간에 과도하게 물을 주입하면서 지진이 촉발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땅에 물을 주입하는 ‘수리자극’ 과정에서 물이 암석 내 압력을 증가시켜 지진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연구단은 “2015년 이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기록은 없다”면서 “지열 발전 시험을 시작한 2016년 이후 지진이 나타난 것으로 ‘촉발 지진’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은 배상 책임 인정했지만…항소심 판단 뒤집혀
조사 발표를 바탕으로 포항시민들은 정부와 사업을 맡았던 포스코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대구지법 포항지원 민사1부에서 맡은 1심에선 포항 지진은 지열 발전사업으로 인한 인공적 지진, 인재임을 인정하고 본진과 여진을 모두 겪은 시민에겐 1인당 300만원, 한 차례만 겪은 시민에게는 2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진 당시 포항시 전체 인구의 96%인 49만9881명이 소송에 참여한 점을 고려하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배상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 셈이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들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한 결과 최근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인단의 주장 가운데 ‘과실 입증’이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배상액이 0원으로 바뀐 것이다.
2심 재판부는 “포항 지진이 지열 발전 사업 영향을 받아 촉발됐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관련 기관이 충분한 조사와 자문을 거쳐 지열 발전 사업 연구 부지를 선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진을 촉발할 수 있는 활성단층 존재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역 여론 ‘활활’…시, “강력 대응” 예고
뒤집힌 법원의 판결에 지역 여론은 들끓는 중이다. 포항시와 시의회는 항소심 판결 당일 입장문을 내고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지진이 국책사업인 지열발전사업에 의해 촉발된 인공지진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감사원 역시 안전관리 방안과 대응조치 부실 등 20건의 위법·부당 행위를 지적했다”며 정부 스스로 여러 기관을 통해 지열 발전사업과 지진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상황에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시민들의 상식과 법 감정에서 크게 벗어난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시는 소송 참여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안내센터 운영 등에도 돌입했다. 항소심 판결 내용과 상고 절차, 소송 진행 상황 등에 대한 법률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시는 향후 민원 수요에 따라 안내센터를 확대 운영하고, 지질학 전문가의 판결 분석자료를 제공하며 시민 설명회를 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 지원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 역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포항은 국가가 관리 감독해야 할 지열발전소의 무책임한 개발로 강진을 겪었다”며 “대구고법은 국가 책임을 인정한 1심 재판부 판단을 뒤엎고 시민 고통을 외면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고심을 담당할 대법원 재판부에서는 피해 주민들의 고통을 헤아려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의롭게 판결해야 한다”며 “국가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정신적 피해 구제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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