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고지증명제 무력화...운영관리도 총체적 난국

김정호 기자 2025. 5. 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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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 22개 사안 지적 제도개선 요구
현장조사 없고 관리도 엉망 ‘허점투성이’

[제주의소리]가 2019년 8월 보도한 '주차장 모르는 차주...제주 차고지증명의 역설' 보도와 관련해 관련 제도의 허점이 감사위원회 감사결과 드러났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차고지증명제 전반에 걸친 운영실태 성과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당시 언론에서 지적한 위장주소 사용과 서류상 차고지증명, 공동명의 차량 등록, 도외지역 운행 차량 증빙, 사업장에 차고지증명 등이 확인됐다.

주요 위법 사례는 차고지증명을 피하기 위한 위장전입이다. 실제 차고지를 사용하지 않지만 임대차 계약을 통해 주소만 빌려 쓰는 서류상 차고지가 여럿 있었다.

기상천외한 편법도 등장했다. 차고지증명 적용 제외지역의 거주자 명의로 차량을 등록한 운전자가 있었다. 도외지역 운행 증빙 서류를 내밀어 증명을 유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도외 사업장 소재지에 차량을 등록하고 실제는 도내에서 운행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자가용을 렌트나 리스 등 법인 등록 방식을 이용해 법망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주에 있지만 도외에 거주하는 사람과 공동명의로 차량을 등록할 경우 명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려웠다. 행정에서도 차고지 확보 기간 연장제도로 민원을 피해가고 있었다.

현행 차고지증명 조례 제10조 제2항에 따라 도외 운행 차량을 입증하면 차고지 확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장소재지를 도외로 두면 차고지증명 의무가 사라진다.

실제 A씨의 경우 제주에서 차를 타고 있지만 도외에 거주하는 개인사업자에게 차량 지분의 1%를 넘겼다. B씨를 차량 주대표로 등록하면서 차고지증명 제외대상이 됐다.

이를 감독해야 할 행정도 허점을 드러냈다. 차고지증명을 도 전역으로 확대한 2019년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증명 차고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단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다.

2020년 차고지증명 과태료 전담조직까지 신설했지만 감사위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현장조사를 통한 과태료 부과나 자동차등록 등록 번호판 영치 실적도 없었다.

차고지증명필증(표지) 배부도 이뤄지지 않았다. 차고지증명 조례 제6조 제2항에 따라 도지사는 차고지 확보 기준에 적합한 경우 차고지증명서와 표지를 교부하도록 돼 있다.

반면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2022년 2월 제주도로부터 표지를 배부 받았지만 정작 이를 운전자들에게 교부하지 않았다. 비부착에 따른 단속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감사위원회는 제도 운영의 허점과 사후관리 소홀 등으로 제도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제도 시행에 앞서 주차장 공급 등 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위원회는 차고지증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과 사후관리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총 3개 분야에서 4건은 주의를 요구하고 18건에 대해서는 권고 및 통보에 나섰다.

이번 감사는 언론 보도 등으로 불거진 차고지증명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이뤄졌다. 감사는 2024년 3월 예비감사를 시작으로 실지감사와 자문회의를 거쳐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