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학현학술상에 김진우 서울대 교수 선정
세계적 학술지 ‘이코노메트리카’ 실려
6월5일 시상식…상금 3천만원 수여
서울사회경제연·경제발전학회·한겨레 주관

학현학술상위원회(위원장 강철규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는 제15회 학현학술상 수상자로 김진우(53·사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선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학현상은 서울사회경제연구소, 한국경제발전학회, 한겨레신문이 공동주관으로 경제학 전 분야에서 최근 3년간 가장 우수한 연구성과를 올린 경제학자에 수여된다. 상금은 3천만원이다.
위원회는 “김진우 교수의 수상 논문인 ‘근접 공리주의를 이용한 파레토 최적의 특성화’(Near weighted utilitarian characterization of Pareto optimum)가 미시경제학의 오랜 이론적 과제 중 하나였던 파레토 최적과 공리주의의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여 한국 경제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제민 심사위원단장(연세대 명예교수)은 “경제학에서는 경제적 효율성과 관련해 ‘모든 파레토 최적이 공리주의적 최적 상태일 수 있는가?’라는 이론적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었는데, 김 교수가 수학적 기법을 활용한 ‘근사적 공리주의’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이 문제를 명확히 규명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논문은 2024년 경제학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로 불리는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에 게재됐다. 이 심사위원단장은 “김 교수가 지금까지 <이코노메트리카>에 4편의 논문을 싣는 등 미시경제학 분야에서 꾸준히 훌륭한 성과를 올려왔고, 2025년 8월 개최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학 대회인 ‘Econometric Society World Congress 2025’의 로컬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경제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경제학에서는 정책을 결정하거나 한정된 자원을 배분할 때 효율성을 중시한다. 효율성 개념은 한 사람의 편익을 늘리려면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태를 최적으로 보는 ‘파레토 효율’과, 사회 전체의 효용 극대화를 중시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최적으로 보는 ‘공리주의적 효율’로 구분한다. 논문은 파레토 최적과 일반화된 공리주의 최적 간의 관계를 규명했다. ‘일반화된 공리주의’는 경제주체들마다 상이한 가중치를 부여해 효율의 합을 구한다. 김 교수는 “전체 중 일부 구성원부터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공리주의적 효율을 추구한 뒤 점차 구성원을 확대해 가면 결국 파레토 효율에 도달한다는 것을 보였다”며 “그 역의 관계도 성립하는 것을 보여줘서, 이를 통해 순차적 공리주의가 파레토 최적과 동치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구성원들을 다른 구성원들에 비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순차적 공리주의는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 과정에서 그 어느 구성원도 배제하지 않고 최소한의 목소리를 보장하여, 불필요한 갈등과 낭비를 방지하는 이론적 기반을 마련한 것은 학술적 가치 뿐만 아니라 정책적 함의도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근사적 공리주의를 통해 효율적이면서도 원칙적으로 모든 구성원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경제적 선택의 정당성을 높이고 사회적 효율성과 정책 수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우 교수는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코로나19 기간 중에 공동연구를 수행한 논문 공저자인 도쿄대의 코지마 후히토 교수, 미국 컬럼비아대 최연구 교수, 캐나다 유비씨(UBC)대 크리스토퍼 라이언 교수와, 항상 연구를 응원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김 교수는 시장 설계와 정책 평가에서 공정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기준을 마련하는 이론적 연구에 집중해, 미시경제학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학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최고 권위의 5대 경제학 학술지와 미시경제학 분야의 최상위 학술지에 15편가량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올해 가을학기부터 홍콩 과학기술대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에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아 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학현상은 한국 경제학의 큰 나무인 고 학현 변형윤 선생(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삶과 정신을 기리고 한국의 경제학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2023년 제13회부터는 학현 선생의 제자인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후원을 받아 상금 규모를 늘렸다.
학현 선생은 한국경제학계에 경제통계학, 계량경제학 등 근대적 경제학 방법론을 도입하고 한국경제론과 경제발전론 분야에서 선구적 연구를 수행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또 상아탑에만 안주하지 않고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고, 성장뿐만 아니라 분배와 공정을 중시하며 경제민주화를 위한 이론적, 실천적 길을 걸었다. 선생은 전두환 군사정부에 의해 서울대 교수에서 해직당하는 고초를 겪었고, 한겨레신문의 창간위원과 사외이사를 맡아 신문 창간에 중심 역할을 했다. 김진우 교수는 “1992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에 입학했을 때는 학현 선생님이 이미 정년퇴임한 뒤여서 직접 배울 기회는 없었지만, 선생님이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회장을 역임한 한국계량경제학회의 사무차장과 학술지 편집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6월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13층 제1강의실에서 개최하는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창립 32주년 기념 제37차 심포지엄에 이어 오후 5시부터 열린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새정부의 자본시장 발전 과제와 추진 방안’이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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