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토론 아닌 법정 온 것 같아"...여성 혐오 발언까지 엉망진창 TV토론

조현호 기자 2025. 5. 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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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공직자 거느릴 수 있나" 이재명 "강압적 수사 조작 기소"
이준석 "이재명 공산주의 사상가 왜 들고 나왔나" 종북몰이까지
권영국 "정책 이야기하는데 서로 물고 뜯는 논쟁 자중해줬으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27일 밤 3차 TV토론에서 논쟁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 마지막 정치분야 편에서도 각 후보자간 진흙탕 싸움과 난타전이 벌어졌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재판 리스크와 사법부 겁박 문제를,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의 내란세력과의 관계를 파고 들었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경우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여성혐오 발언을 그대로 인용 묘사해 토론 이후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 발언으로 이번 토론회 전체의 쟁점이 가려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토론회 중간에 “대선 토론이 아닌 법정에 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문수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끝까지 이재명 후보의 재판과 민주당의 사법부 공세 등을 집요하게 문제삼았다. 김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만 해도 이 정도인데, 대통령 돼 각종 국토개발 사업을 하면서 공직자 거느릴 수 있을까”라며 “(주변 인물이) 투옥되고 수사받다 죽고, 전형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유서에서 '정치를 내려놓으라, 더 이상 희생이 없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어떻게 보느냐,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전혀 근거없는 일방적 주장이며, 그들이 사망한 것은 강압수사로 괴로워서 그런 것 아니냐”며 “저와 관련된 증거를 대보라. 검찰의 가혹한 압박수사 탓”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 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 시절 '비리혐의 기소시 당직을 중지한다'는 당헌 80조를 삭제한 것이 위인설법 아니냐며 “당내 법 체계 대한 이해도 별로 없고, 지금도 (대통령 되면 형사재판을 중지하게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하려는 것을 보면 사회 규칙이나 제도에 대한 존중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한 뒤 “법률 개정을 진행하는 데 있어 본인 관련된 부분은 좀 회피할 의향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는 현재의 민주당을 두고 “역사에 없을 정도로 당원 중심의 민주적 정당으로 바뀌었고 강하고 유능한 정당으로 바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야당의 승리를 이뤄냈고, 가장 강력한 수권 정당이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법인카드 유용 혐의 공소장 내용에 이 후보가 2019~2021년 10월까지 과일만 2791만 원 정도를 259회 법인 카드로 샀는데, 평균 가격이 1kg에 만 원 정도라고 가정할 경우 2800만 원어치의 과일을 2년 동안 먹었으면 2.8톤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혹시 집에 뭐 코끼리 같은 거 키우느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과일을 집에서, 혼자 드신 거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그래서 엉터리라는 것”이라며 “제가 쓴 일도 없고, 쓰는 거 본 일도 없고, 실무부서에서 과일 거래한 것을 제가 어떻게 아느냐”며 “제가 그걸 '지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기소했는데, 근거 자료도 한 개도 없다. 그래서 엉터리 조작 기소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작 기소고 무죄를 확신한다면 재판받을 의지를 보여줄 생각이 없느냐는 질의에 이재명 후보는 “성남FC 사건의 경우 직원들이 기소돼 있는데 증인이 478명이고, 재판 매일 해도 2년 걸린다”며 “마구 기소해 놓고 검찰 국가가 난폭하게 정치 탄압을 했다. 기소됐으니까 죄인이다, 고발당했으니까 피의자라는 식으로 하는 것은 국민의힘 수법”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권영국 후보에겐 존경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권영국 후보님을 개인적으로 잘 안다. 오랜 세월 노동 인권 운동도 하고 변호사로 정말 우리 사회에 어두운 곳 낮은 곳을 살피시고 애써 오신 거 정말 존경한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민주노동당도 정책을 충분히 국민에 설명하고 인정받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후보는 이어 김문수 후보가 권 후보와 지난 토론에서 12.3계엄이 내란이 아니라고 한 논리를 묻기도 했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이 답변 전에 제가 변호사인데 대선 후보 토론장에 나와 있는 거 같지 않고 마치 법정에서 있는 느낌이라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권 후보는 이어 “내란죄가 형법상에 있는 요건이나 헌법상 내란 행위는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것이 내란 행위여서 '내란죄가 되냐 안 되냐'에 따라서 내란 행위가 성립하느냐 하는 문제와는 다르다”라고 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7일 밤 3차 대선후보자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부위에 대한 가해행위를 직접 묘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이준석 후보는 종북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 사회분야 토론에서 호텔 경제학 방어를 위해 인용한 '루카스 자이제'라는 인물을 두고 “이 분이 독일 공산당 기관지 편집장을 지내신 분”이라며 “어떤 경로로 루카스 자이제의 사상을 접했는지, 어떻게 조사했으면 호텔 경제학 방어를 위해 공산주의자의 철학을 들고 와서 가르치려고 들었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뭐든지 종북볼이 하듯이 공산당 몰이 안 했으면 좋겠다”며 “그 사례는 한국은행의 책자에도 나오는 사례다. 아주 고전적인 단순화된 경제 흐름에 관한 일반적인 사례”라고 답했다.

권영국 후보는 “또 다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다”며 “이념 논쟁을 하는 곳은 아니지 않느냐. 정책과 비전을 이야기하는데 서로 물고 뜯는 이러한 논쟁 자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날 최악의 장면은 이준석 후보에게서 나왔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가족 간 대화에 대해 사과했다고 언급한 뒤 권영국 후보에게 여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 행위를 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가 거센 반발에 휩싸였다.

권영국 후보는 토론회가 끝나고 나와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심경을 묻는 질문에 “매우 의도가 불순했다”며 “다른 후보의 입을 통해 다른 특정 후보를 공격하도록 만들었다. 곤혹스럽기도 했고, 인신 공격을 저렇게 하는가, 도대체 정치를 어떻게 배웠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고 비판했다. 권 후보는 “자질 문제를 검증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나중에 밖에서 이야기해도 될 문제”라며 “국민들이 보는 데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정도의 자질이라면 오히려 본인이 사퇴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굉장히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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