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가 시험대에 오를 것” 거칠고 광활한 에린 힐스GC… US여자오픈 챔피언 향한 인내의 경연장

김경호 기자 2025. 5. 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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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회 US여자오픈이 개최되는 에린 힐스GC 전경. |USGA 홈페이지



1946년 창설돼 80회를 맞는 US여자오픈은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중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갖고 있다. 올해 총상금 1200만 달러, 우승상금 240만 달러는 여자골프 사상 최고액이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여자골프 최고대회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대회전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이 어울리는 프로암 행사를 진행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 매년 대회장을 바꾸며 코스세팅을 극도로 어렵게 하는 것도 진정한 실력자를 챔피언으로 뽑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올해 대회장인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GC(파72)는 USGA의 의도에 딱 맞는 도전적인 코스다. 해안가에 위치한 전통적인 링크스 코스는 아니지만 빙하 활동으로 형성된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설계돼 마치 영국의 한 링크스코스에 와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코스가 넓은 평원 위에 조성돼 있어 시야가 탁 트여 있고, 키 큰 나무가 5그루에 불과해 광활한 느낌을 준다. 페어웨이 주변에는 자연 그대로의 거친 러프가 무성해 공이 빠지면 탈출하기 어렵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처럼 보이는 벙커들도 그린을 둘러싸고 있어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페어웨이는 빙하의 흔적을 따라 울퉁불퉁하고, 그린 역시 굴곡이 많아 퍼트 난이도 또한 매우 높다. 코스 전체에 워터 해저드(페널티 구역)는 1개 밖에 없을 만큼 물사용을 최소화 해 페어웨이가 단단하고 공이 많이 구르는 특징이 있다.

주변에 바람을 막아줄 만한 구조물이 없어 바람이 불면 코스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바람을 이용한 다양한 샷메이킹이 필수인 코스다.

2019년 US여자오픈 챔피언 이정은6이 28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GC에서 진행된 US여자오픈 연습라운드중 거친 러프로 둘러싸인 1번홀 그린 사이드에서 칩샷을 하고 있다. 에린|AFP연합뉴스



전장 6829야드는 비거리가 짧은 선수들에게 큰 부담감을 안겨준다. 가장 긴 파4홀은 447야드(17번), 가장 긴 파3홀은 184야드(6번)에 달하며 대부분 파4홀은 400야드를 훌쩍 넘는다. 물론 317야드 파4홀(2번)도 있고, 139야드 파3홀(9번)도 있다.

장타자인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장타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의 게임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코스가 매우 까다롭다고 밝힌 코르다는 “페어웨이가 딱딱하고 빠르기 때문에 잘 쳤다고 해도 공이 멈출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고 정확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쉽지 않은 벙커와 통제할 수 없는 바람도 변수로 꼽았다.

디펜딩 챔피언 사소 유카(일본)는 “이 코스에 대한 첫 느낌은 아주 어렵다는 것”이라고 웃으며 “링크스 스타일이고, 바람도 강해 아주 도전적인 코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코스세팅이 어려워 느긋할 틈이 없고, 그게 오히려 골프에 더 집중하게 해줘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세계 2위 지노 티띠꾼(태국)은 “인내가 가장 큰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세계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골프장이 어렵긴 하지만 재미있다.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코스”라며 “쇼트게임 실력이 뛰어나야 하고, 약간의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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