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까지 파고든 ‘C커머스 공습’, 돌풍일까 미풍일까 [비즈360]

전새날 2025. 5. 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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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내수 부진·미중 관세에 韓 공략 중
쿠팡·네이버·C커머스로 국내 시장 재편 전망
전문가 “커머스 경쟁력·정부-플랫폼 논의를”
알리바바그룹 [로이터]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가 내수 불황과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한국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흔들리는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를 위한 정부의 대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C커머스 업체 징둥은 자체 물류 계열사를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섰다. 징둥닷컴 산하 물류기업인 징둥로지스틱스는 최근 인천과 이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해 운영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C커머스의 몸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초저가 제품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는 강력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현지화에 나서고 있다. 테무는 최근 인증을 마친 모든 한국 판매자가 입점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알리는 국내에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12월 신세계그룹과 50대 50의 합작법인(그랜드오푸스홀딩)을 공식화했다.

C커머스는 자국내 소비 위축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제재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C커머스는 한국을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하되, 장기적으로 국제 물류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전략을 세웠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관세 마찰 이슈 등 지속 가능한 판로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표면적으로는 한국 시장 진출에 있지만 해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복합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커머스의 공격적인 확장이 계속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중소 이커머스의 입지가 약화되고 자본력이 있는 대형 이커머스만 살아남을 것이란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업계 1위인 쿠팡과 플랫폼 공룡 네이버, C커머스까지 ‘3파전’으로 정리될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자본을 앞세워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라며 “알리에 이어 테무, 징둥까지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의 매출 하락세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쿠팡만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11번가, G마켓, SSG닷컴, 롯데온 등은 모두 적자였다. 반면 C커머스는 국내 이커머스의 자리를 서서히 파고들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4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커머스 앱은 쿠팡(3339만명), 11번가(893만명), 알리익스프레스(880만명), 테무(847만명), G마켓(705만명) 등 순이었다. 지난달에는 11번가가 알리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지만,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월평균 사용자 수를 비교하면 여전히 알리가 쿠팡에 이어 2위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을 살펴보면 1분기(1~3월) 중국의 온라인 해외직접구매(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1조2205억원이었다. 전체 온라인 직구액 내 중국 비중은 62.4%로 직구 국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C커머스 공습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소매업체와 제조사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강준영 교수는 “뷰티, 패션 등 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경우 디자인, 보안 측면에서 침해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특히 중소 브랜드나 제조사는 중국의 낮은 단가를 맞추기도 쉽지 않지만, C커머스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들의 요구에 맞춰 만들어야 하는 종속 관계로 번질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테무 [로이터]

기업 결합(M&A) 등 중국 자본의 국내 침투가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올해와 내년에는 중국이 한국 브랜드와 기업의 자본을 흡수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우호적 M&A를 통해 지분 참여나 인수에 나서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하위 브랜드는 다시 중국 자본에 의해 흡수되는 등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알리바바, 징둥 등은 종합몰이기 때문에 앞으로 무신사, 오아시스마켓처럼 전문몰 형태의 이커머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쿠팡이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들어내듯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경쟁자가 시장에 들어와 제품을 베끼는 상황에 대한 예측력, 위기관리 능력 등 대응의 속도도 중요하다”면서 “특히 R&D(연구·개발) 기능과 브랜딩 능력을 결합해 시장 대응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ODM 업체들을 통해 산업 구조의 세분화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박승찬 교수는 “정부는 C커머스가 최소한 중국의 국가 표준인 GB인증을 받은 제품을 팔 수 있도록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유해 물질 발견 시 삼진아웃 제도 등을 도입해서 C커머스에 간접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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