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다 하는 MZ, 안방극장 단골 소재 된 이유
"세대 갈등 장면, 드라마에 재미 더하는 요소"

최근 드라마들 속 MZ 세대를 떠올려보자. 개성 넘치고, 할 말이 있다면 조금도 참지 않는다. 방송가는 이러한 모습을 반복적으로 생산하는 중이다. 할 말 다하는 청춘 캐릭터는 어느덧 안방극장의 단골 손님이 됐다.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도 MZ 세대의 모습이 그려졌다. 구도원(정준원)이 후배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싶어 했지만 레지던트 1년 차들은 오이영(고윤정)을 제외하고 퇴근해 버렸다. 이때 오이영은 구도원에게 "퇴근하는데 밥 먹자고 하면 누가 남냐. MZ 모르냐"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족발을 함께 먹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표남경(신시아)은 "나 족발 별로인데"라고 확고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그놈은 흑염룡'에서도 MZ 세대 캐릭터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MZ 인턴 김석희(성승하)는 회사 사람들이 회식 장소를 고민할 때 소고기를 먹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 LG U+ 모바일tv 오리지널 콘텐츠 '러브포비아'는 올 하반기 첫 방송 예정인데, 작품 측은 김소하가 연기하는 신유경 캐릭터에 대해 "회사의 비타민이자 할 말 다 하는 거침없는 MZ"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MZ 세대 향한 시선

MZ 세대 캐릭터가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드라마가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는 X세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 넘치는 신세대 캐릭터가 있어야 기성세대 가치관과의 충돌 장면이 그려지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드라마에 재미를 더한다. 그러다 보니 신세대 캐릭터들을 통해 갈등을 만들고, 해결하는 스토리텔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슷한 성격의 MZ 세대 캐릭터들이 편견을 생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기적이고, 자신의 개성만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듯한 인물들을 내세워 고정관념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MZ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인데, 이들을 하나의 특성으로 뭉뚱그려 설명하기엔 연령대의 범주가 지나치게 넓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드라마 속 MZ 세대의 이야기를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윤석진 교수는 "드라마를 통해 오히려 다른 세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현실 속 자신의 일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시청자가 드라마를 볼 때는 한 걸음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MZ 세대가, 그리고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문제 의식을 공유하며 세대 간 가치관 차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드라마 속 MZ 세대 캐릭터가 단순히 웃음을 위해 소비되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의 청년들은 취업난, 집값 상승 등으로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데, 작품 속에 이러한 상황들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다. 웨이브 '위기의 X' 제작발표회에서 파이어족 캐릭터를 연기한 박진주는 "MZ세대만이 갖고 있는 아픔과 힘듦을 내가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캐릭터에 관심이 갔다"고 밝힌 바 있다. 시청자들은 작품을 통해 MZ 세대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어떤 고민을 품고 있는지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안방극장을 찾은 작품들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구도원은 밥을 먹는 자신을 위해 남아준 오이영에게 "애들이 거짓말을 안 하고 솔직하게 '다음에 사 주세요' 해서 좋다. 나도 안 미안하고 애들도 안 미안하지 않나"라고 말한다. MZ 세대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이들을 비판하기보단 먼저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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