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한 컷] 전남 고흥 쑥섬에 가면 '나무 터널 샷'을 찍어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쑥섬(애도)은 원시림과 공중정원, 바다 등을 배경으로 어디서나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 400년간 개방되지 않았던 원시림과 수백 종의 식물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의 사진이 나온다.
쑥섬 원시림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숲의 경계를 눈여겨봐야 한다. 섬의 주요 탐방로는 숲을 최소한으로만 훼손하도록 닦여서 ‘나무 터널’ 구간이 많다. 숲속 오솔길을 걷다 보면 작은 체급의 나무가 이어지다 두툼한 육박나무가 비스듬히 자라 있는 구간이 있다. 같은 숲 안이지만 나무의 밀도 차이 때문에 극명한 명도 차이가 생긴다. 수풀이 덜 우거진 숲의 앞쪽은 나뭇잎 사이사이로 햇빛이 들어와 밝고, 고목이 즐비한 구간은 불과 한 걸음 차이지만 눈에 띄게 어둡다. 마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하얀 토끼를 쫓아가던 앨리스가 토끼굴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특별한 느낌이 든다.
붉은 지붕을 얹은 쑥섬의 마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추천한다. 원시림을 나와 하산하면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마을로 이어지는 길 끝에도 나무가 터널처럼 자라 있다. 터널에 빠져나가기 직전 서서 카메라를 들면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지붕이 모여 있는 마을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농어촌 마을은 지붕 보수를 할 때 같은 시기에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지붕 색이 통일되는 경우가 많다. 쑥섬도 자연스럽게 지붕 색이 비슷해졌다.
섬에서 마련한 공식 포토 스팟도 있다. 원시림과 몬당길이 만나는 경계가 대표적이다. 푸른 하늘이 울창한 나뭇잎으로 둘러싸인 듯한 묘한 장면을 찍을 수 있다. 이 지점을 지나 몬당길 위로 올라오면 안쪽에 설치된 벤치 위로 나무가 처마처럼 늘어져 있는 장소가 있다. 쑥섬에서는 바다와 나무, 꽃 등 자연을 포착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인물보다 풍경 사진에 집중하기 좋다.

고흥=글·사진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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