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겹살엔 알소주, 그맛 알아요"…참이슬에 취한 필리핀
한류열풍이 한국 음식, 주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현지인들, 과일소주 넘어 오리지널 소주 즐기기 시작
"친구들과 파티할 때 삼겹살-소주 조합 즐겨"
하이트진로, 현지 삼겹살 프랜차이즈와 제휴 마케팅도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취재진들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뜨거운 햇빛이었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이었지만 이미 기온은 37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현지 가이드의 "이 정도 날씨면 정말 좋은 겁니다"라는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곳 마닐라에서 식지 않는 열기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한류 열풍이었다.

첫날 취재진은 'Anything K-POP'이라는 SNS 계정을 운영하는 안젤라 토레호스를 만났다. 해당 SNS는 케이팝 공연 후 현지인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는 "필리핀 사람 90%가 한국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국 브랜드들도 필리핀인들에게 다가오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은 자연스럽게 한국 드라마와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하이트진로 필리핀법인 MD 마리 필 레예스(42)는 한국 인기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언급하며 "케이팝 열풍과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 소주가 많이 팔리고 있다"면서 "필리핀 사람들이 돼지고기 등 육류를 많이 먹기 때문에 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제 현지 중산층 이상 사람들 모두 진로(JINRO) 소주를 인지하고, 또 많이 찾고 있었다.
현지 중산층들이 주로 애용하는 필리핀 내 최대 규모의 슈퍼마켓 체인 퓨어골드(Puregold)에서는 특히 여성 소비자들을 위해 요구르트를 파는 코너에 진로 소주를 비치했다. 현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소주를 요구르트나 음료와 5대5 비율로 섞어 마시는 게 인기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현지인들의 진로 사랑은 좀 더 유별났다.
700페소(약 1만7500원)의 회비를 내야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 창고 매장 S&R에서는 진로 과일소주와 참이슬 오리지널을 각각 2500원과 27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었다. 현지 물가 사정 등을 고려했을 때 만만치 않은 가격대지만, 현지 매장 한 쪽을 당당히 채우고 있었다.

전직 바텐더였다는 어윈(43)은 친구들과 '폭탄주'를 즐겨 마신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주말에 모임을 할 때 소주를 많이 마신다"면서 "사람마다 다르지만 참이슬 오리지널이 가장 깔끔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사교 중심의 음주 문화가 발달했다고 한다. 한 개의 잔을 여러 사람이 돌려 마시는 '타가이(Tagay)'라는 전통 단체 음주 방식을 통해 공동체 연대감을 기른다. 우리나라 '건배'처럼 건배사로 '타가이'를 외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한, 필리핀 사람들은 '푸루탄(Pulutan)'이라고 해서 술을 항상 음식과 함께 먹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바비큐, 튀김, 해산물 등 다양한 음식과 함께 술을 즐긴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현지 삼겹살 프랜차이즈와 제휴를 맺어 한국 음식과 소주의 페어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은 필리핀 전역에서 7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는 한국식 무한리필 바비큐 전문점이다. 한국어 '삼겹살'과 현지 타갈로그어 '감사합니다(Salamat)'를 결합해 가게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날 식당에서 만난 골디(21)는 "친구들과 스포츠 경기, 특히 농구를 보거나 친구들과 파티를 할 때 삼겹살-소주 조합을 즐겨먹는다"고 말했다. 현지인 랄리(29) 역시 "한식 중에는 떡볶이와 삼겹살을 좋아하는데, 이 음식과 진로 소주를 같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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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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