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미디어 공약,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21대 대선 주요 후보 미디어 공약 분석
이재명,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미디어기구 개편 제시
김문수, "언론노조에 오염" 방송 독립성 장치 무력화
미디어산업진흥 공약 홍수 속 견제구 던진 권영국
[미디어오늘 금준경, 박서연 기자]

21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후보들의 공약이 발표됐다. 미디어 분야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 등 기구 개편을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언론노조를 겨냥하고 방송의 자율성과 독립성 장치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제시해 두 후보가 큰 차이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공약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평가받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광고 규제 완화 공약만 제시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다른 후보와 달리 산업진흥 공약보다는 창작자 권리 증진과 거래관행 개선과 관련한 공약이 주를 이뤘다.
방통위·공영방송 이대론 안 된다… 개편 예고한 이재명
이재명 후보는 10대 공약 가운데 두 번째 공약으로 '내란 극복과 K-민주주의 위상 회복으로 민주주의 강국을 만들겠습니다'를 내걸었다. 이재명 후보는 미디어 기구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정파성 극복을 위한 방송 영상미디어 관련 법제정비'를 약속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독립성 및 정치적 중립성 강화' 공약을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면 방통위 방심위 구조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구개편안과 관련한 논의는 민주당 방송콘텐츠특별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방송 공공성 회복과 관련해 이 후보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을 위한 법제정비'와 '방송의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을 제시했다. 법제정비의 경우 윤석열 정부 때 연달아 거부권이 행사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현재 민주당 차원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국회 추천 몫 비중을 놓고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논의되는 안은 KBS 이사 15명 중 7명,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13명 중 6명을 국회가 추천하는 내용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법안(21명 중 5명이 국회 추천)에 비해 국회 추천 비율이 늘었다.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미디어오늘에 “의아한 결과물”이라며 “(전엔) 민주당이 스스로 만든 법안에 국회 추천 몫을 대폭 축소하는 안을 냈었다. 국민적 소통과 설득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KBS이사를 지낸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회가 추천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미디어오늘에 “속도가 원칙을 넘어서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정치 지형이 달라진다면 언제든 공영방송의 정치적 후견주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문수 독립성 후퇴 공약에 “언론장악 선언” 비판
김문수 후보는 공영방송과 관련한 논의를 완전히 후퇴시키는 정책을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언론노조에 의해 오염된 조직구조와 보도 행태의 질적 변화 추구'를 목표로 언론노조의 공영방송 경영권·인사개입·편성관여 금지, 주요부서 책임자 임명동의제 폐지 등을 공약으로 냈다. 방송 편성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편성위원회 설치를 강제하는 방송사 재승인·재허가 조건을 가리켜 '불필요한 규제'로 규정하고 철폐하겠다는 공약도 냈다. '공익은 공영방송이, 다양성과 경쟁은 민영방송이 책임지는 구조로 개편'한다는 공약은 공영방송을 줄이고 MBC 민영화를 추진하는 방안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미디어오늘에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언론장악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공약집에 대놓고 언론 장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언론노조에 대한 망상과 잘못된 인식이 있었고 최후변론까지 이어졌다. 이것이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국민의힘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어 분노를 표한다”고 했다.
산업진흥 경쟁 속 진보적 가치 드러낸 권영국
다수 후보들은 산업진흥 공약에 방점을 찍었다. 양당의 대선 후보는 미디어 분야를 'K콘텐츠' 동력으로 전제하고 기획, 제작, 유통 과정에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이준석 후보는 전 분야의 공약이 구체적이지 않은 가운데 '방송광고 규제완화' 공약을 제시해 산업에 치중하는 면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권영국 후보의 공약은 산업 진흥이 아닌 거대 사업자를 견제하고 창작자를 보호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차이가 있다. 권영국 후보는 콘텐츠 산업 부문에서 '원·하청 간 공정 거래 환경 조성'과 '대형 콘텐츠기업·방송·플랫폼 등 독점과 불공정거래 규제' 공약을 냈다. 권영국 후보는 또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조사위 설치·검열 및 배제 관행 철폐' 등을 제시하고 표준계약서 의무화 및 감독 강화 등을 공약했다. 창작자를 위한 공약은 이재명 후보도 제시했지만 거래관행 측면에서 횡포를 견제하는 방안은 권 후보가 더 적극적이다.
방송통신 심의 측면에서 이재명, 김문수 후보가 심의 분야 축소 공약을 제시했지만 권영국 후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자율규제 기구로 전환하겠다고 못 박았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정치 독립” “과잉규제 개선” “지역성 구현” 각계 요구
시민사회에선 대선을 맞아 여러 제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호찬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이 언론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각 후보들이 윤석열 정권의 지난 2년여를 평가했을 때 가장 심각했던 언론장악 문제를 해결하고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명예훼손 형사처벌 제도개혁 △전략적 봉쇄 소송 방지 △취재원 보호 강화 등을 제시했다. 언론과 유튜브 등 미디어의 역기능이 커지면서 규제 논의가 필요한 면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반복된 언론을 대상으로 한 무리한 대응이 가능하게 한 제도는 손질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디어에서 소외되는 지역에 대한 정책 강화 요구도 잇따른다. 지역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는 '미디어 정책 결정 구조의 지역 대표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통위 등 기구에 지역 인사 참여를 의무화하고 지상파3사 이사회에 지역 인사 비율 규정 등을 도입하는 안이다. 이 외에도 지역신문발전기금 확대, 지역방송발전기금 신설 및 독립적 운용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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