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우체통’으로 어린이들에 희망을 전한다[우정 이야기]

매년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오면 우정사업본부의 움직임은 바빠진다. 한겨울 크리스마스까지는 아직 반년 넘게 남았지만, 이때만 되면 우정사업본부는 어린이들의 ‘때 이른 산타’가 되기 때문이다.
우체국은 매년 5월 가정의 달에 전국의 아동 양육시설 보호 아동을 대상으로 선물을 배달해주는 ‘행복배달 소원우체통’ 행사를 진행한다. 2016년 시작해 올해 10년째를 맞는 대표적인 사회공업 사업 중 하나로, 매년 2500여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3만8000여명의 소외계층 어린이를 대상으로 선물을 전달했고, 올해엔 2900여명의 어린이에게 선물을 전달해 총 4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선물을 받게 됐다. 사업비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통 큰’ 행사다.
소원우체통 사업은 아동 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갖고 싶은 선물과 사연을 편지에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우체국 직원들이 선물을 구매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우체국은 행사 한 달 전 우체국공익재단, 한국아동복지협회와 함께 전국 아동 양육시설에 소원우체통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소원편지를 접수한다. 올해는 전국 157개 아동 양육시설에 소원우체통이 설치됐다.
소외계층 어린이가 가정의 달에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달래줘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사업 취지다. 소외계층 어린이에겐 우정사업본부가 산타이자, 어린이날 선물을 주는 가족의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아이들이 소망하는 내용도 다양하다. 올해엔 축구를 더 잘하고 싶어 골키퍼용 장갑을 선물로 받고 싶다는 편지, 야구장을 갈 때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어보고 싶어 유니폼을 선물로 받고 싶다는 편지 등이 접수됐다. 외모에 민감한 아이들의 경우 여드름 관리를 위한 피부 용품을 희망하거나,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 준비를 하고 싶은 아이들의 경우 학습·실습 용품을 소원편지에 적어냈다.
전국 우체국 행복나눔봉사단은 이처럼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직접 준비하고 포장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사업을 5년째 지원하는 한 한국아동복지협회 담당자는 “보육시설 아이들은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소원을 말하거나 선물을 기대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매년 소원우체통 행사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고 말했다.
소원우체국 사업 외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저소득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소아암 환아를 대상으로도 치료비 등을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소원우체통 사업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기억과 추억이 됐으면 한다”며 “우정사업본부는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해온 기관으로서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과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5년간 주민 105명이 폐암…“서울 쓰레기 왜 여기서 태우나”
- “비싼 학비 내고 더러운 학교 보고싶지 않다”…청소노동자에게 학생들이 다가갔다
- 성심당 케이크에 들어가는 딸기는 어디서 올까…‘크리스마스’에 딸기 농가들이 사는 법
- 미국은 12·3 계엄 정말 몰랐을까
- 집 구할 때 면접도 보라고? ‘임차인 면접제’ 갑론을박
- “쓰레기 불평등, 일부의 희생 강요하는 식으로 해결해선 안 돼”
- [시사 2판4판]‘주사 이모’ 논란
- [주간 舌전] “송구하다, 그런데 상처에 소금 뿌리나”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6) ‘일 잘하는 대통령’이 한국을 구할 수 있을까
- 무역 흑자 1조달러 시대…세계 지정학의 변수 된 중국의 수출과 경제 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