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서 방출돼 ‘옆집’으로 향한 테일러, 에인절스와 함께 반등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5. 5. 28. 0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테일러가 에인절스에서 커리어를 이어간다.

LA 에인절스는 5월 27일(한국시간)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와 계약을 맺었다. 1년 76만 달러 계약. 최저연봉 계약을 맺은 테일러는 이날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곧바로 팀 데뷔전을 치렀다.

테일러는 지난 19일 LA 다저스에서 방출됐고 일주일만에 새 팀을 찾았다. 2022시즌에 앞서 다저스와 맺은 4년 6,000만 달러 계약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테일러다. 계약을 다 마치지 못하고 다저스에서 방출된 테일러는 올시즌 연봉이 1,300만 달러. 최저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연봉은 다저스에서 받는다.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없는 계약이다. 테일러는 다저스에서 크게 부진한 끝에 방출됐다. 올시즌 성적은 당연히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그를 '헐값'에 기용할 수 있다. 테일러가 팀에서 잘하면 좋은 것이고 못해도 손해볼 것이 없다. 투자한 돈이 거의 없는 만큼 기대 이하라면 방출하면 그만이다.

테일러는 다저스에서 그야말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다가 방출됐다. 올시즌 다저스에서 기록한 성적은 28경기 .200/.200/.257 2타점. 조정OPS(OPS+, ML 평균 100)가 겨우 29에 불과했다. 조정 득점생산력(wRC+, ML 평균 100)은 겨우 23이었다. 생산성이 아예 없는 타자였다.

1990년생 우투우타 테일러는 2010년대 중반부터 리그를 지배하는 강팀으로 도약한 다저스의 선수 발굴 전략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2014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테일러는 시애틀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시애틀에서 3시즌 동안 86경기 .240/.296/.296 10타점 8도루에 그쳤다. 다저스는 그런 테일러를 2016년 여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다저스에 입단한 테일러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2017시즌 내외야를 모두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140경기에 출전해 .288/.354/.496 21홈런 72타점 17도루를 기록하며 단숨에 커리어하이 성적을 쓴 테일러는 이후 다저스의 '특급 유틸리티'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2021시즌까지 5년간 사실상의 주전 멤버로 623경기에 출전해 .265/.343/.461 78홈런 292타점 50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021시즌에는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5년간 맹활약한 테일러는 2022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4년 연장계약을 맺은 뒤 기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새 계약과 함께 본격적으로 30대에 접어든 테일러는 계약 첫 해 118경기 .221/.304/.373 10홈런 43타점 10도루에 그쳤고 2023시즌 117경기 .237/.326/.420 15홈런 56타점 16도루로 잠시 반등했지만 2024시즌부터 성적이 완전히 추락했다. 결국 4년 계약 후 4시즌 동안 351경기 .221/.306/.368 29홈런 124타점 31도루에 그친 테일러는 계약기간을 다 마치지 못하고 다저스를 떠났다.

이미 엄청난 전력을 갖췄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다저스 입장에서 테일러는 더이상 팀에 이렇다 할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에인절스는 베테랑 우타자 마이크 트라웃과 앤서니 렌던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외야를 지키고 있는 조 아델(.194/.263/.360 6HR 20RBI), 지명타자 호르헤 솔레어(.217/.288/.386 7HR 21RBI), 내야 유틸리티인 루이스 렝기포(.224/.257/.285 1HR 11RBI) 등이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러 포지션이 헐거운 에인절스 입장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테일러는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다.

물론 다저스에서 보인 모습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곤란하다. 올해 테일러는 그야말로 타격 부문에서는 최악이었다. 실제 성적 뿐 아니라 세이버 매트릭스 기대지표도 리그 최하위권 선수였다. 평균 타구속도가 시속 80.2마일, 강타비율이 21.7%에 그친 테일러는 올해 배럴타구를 단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기대타율은 실제 타율보다도 낮은 0.177, 타구 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대가중출루율(xwOBA)은 0.168로 냉정하게 '수준 이하'의 타자였다. 다저스에서의 모습은 에인절스가 이미 보유한 선수들보다 나은 것이 없었다.

새 환경에서 새 유니폼을 입는다면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반등할 수도 있다. 에인절스가 기대하는 것 역시 그것이다. 팀은 바뀌었지만 연고지는 바뀌지 않은 만큼 거주지를 옮길 필요가 없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 MLB.com에 따르면 테일러는 "집에 계속 머물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시작은 좋지 못했다. 테일러는 27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곧바로 선발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다저스에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침묵으로 에인절스 커리어를 시작했다. 다만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다이빙캐치를 성공시키는 등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에인절스는 27일까지 시즌 25승 28패, 승률 0.472를 기록 중이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아직은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지구 선두 시애틀 매리너스와 승차는 4.5경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3경기차로 뒤쳐져있다. 아직 시즌이 채 반환점에 근접하지도 않은 만큼 지금부터 분위기 반전이 일어난다면 충분히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

거액을 투자한 스타들이 계속 부진한 에인절스는 '옆집' 다저스가 방출한 선수를 품었다. 과연 '푸른 피'를 빼고 에인절스의 빨간 유니폼을 입은 테일러가 새 팀과 함께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크리스 테일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