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난에 고육책…올해 탈세제보해도 포상금은 내년에
“올해 포상금 예산 부족하면 내년에 지급” 명시
예산난, 이·전용으로 ‘땜질’하다 규정 바꿔
제보자 신원보호 조치는 계속 강화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올해부터는 탈세와 차명계좌 적발에 결정적 역할을 했더라도 포상금을 연내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 포상금 지급 예산 부족을 겪어온 국세청이 예산 부족 시 다음 해에 지급할 수 있게끔 규정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국세청은 차년도 지급을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단 방침이나, 적극적인 제보를 독려하기 위해선 관련 예산을 늘려 연내 지급을 지속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 예산 ‘땜질’하다 규정 바꿔
국세청은 지난 7일부터 27일까지 20일간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규정’과 ‘차명계좌 신고의 처리·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각각 행정예고했다. 포상금 지급을 한 해 늦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겼다.

탈세제보 포상금은 제보로 추징한 탈루세액의 5~20%를, 최대 40억원까지 지급한다.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건수와 지급액은 2018년에 342건, 125억 2100만원이지만 2023년엔 435건, 175억 5300만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310건, 138억 3900만원이 지급됐다.
하지만 포상금 지급 예산은 2023년에 150억 4200만원, 2024년에 120억 3400만원에 그쳤다. 예산을 벗어난 2023년 25억원, 2024년 18억원은 국세청의 다른 사업 예산을 줄여 옮겨와 메웠다는 얘기다.
국세청은 올해 탈세제보 포상금 예산을 212억 5300만원으로 100억원가량 늘리는 데에 성공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포상금에 납부지연 가산세 추징액을 포함해 산정하기로 함에 따라 포상금 지급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국세청은 이전까지는 무·과소 신고 가산세와 납부지연 가산세액을 부가적 세금으로 판단해 포상금 산정 기준이 되는 ‘탈루세액’에서 제외했지만 지난해 5월부터는 신고·납부 관련 가산세도 합산해 포상금을 매긴다. 국세청은 가산세 추징액이 포함되면서 연간 포상금 지급액이 약 26%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예산보다 지급해야 할 포상금이 많았기 때문에 일부 제보자에겐 포상금을 연내 지급하지 못했다”며 “가능한 최선을 다해서 연내 지급한다는 방침이나 예산 소진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엔 다음 해로 지급을 미룰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세 적발에 기여하는 제보…‘제때’ 줘야
다만 이러한 조치가 제보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탈세 제보를 망설이던 사람들이 포상금 때문에 제보를 결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제보가 탈세 적발의 주요한 수단인데다 포상금이 탈세 제보를 독려하는 요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보상이 늦어지면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탈세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선 ‘포상금 연내 지급’이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 안창남 월드텍스연구회장은 “근본적으로는 제보가 들어오기 전에 국세청이 먼저 탈세를 적발해야 맞고, 제보로 탈세를 잡아냈다면 국회에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연내에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지급하고 남는 예산은 국고귀속하면 된다”고 했다.
한편 국세청은 탈세 제보자에 대한 신원보호 조치도 강화할 방침이다. 일선 세무관서를 방문하는 제보자는 별도의 격리장소에서 상담하는 등 신원보안을 위한 조치를 의무화하고,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될 경우 즉시 신원노출 사실을 제보자에 통지하는 동시에 담당 세무관서에 대한 감사를 벌일 수 있게 규정을 바꾼다. 국세청 관계자는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된 사례가 아직 없으나 향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제보자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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