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사용한 가장 오래된 '고래뼈 도구'

이병구 기자 2025. 5.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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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두루티(Duruthy) 암굴에서 발견된 약 1만8000년전 회색고래 뼈로 제작된 도구. 용도는 투척용 무기로 추정된다. Alexandre Lefebvre 제공

인류가 고래뼈를 가공해 만든 가장 오래된 도구가 발견됐다. 연대 측정 결과 약 2만년전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장-마르크 페티용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원팀은 인간이 약 2만년 전부터 고래뼈로 도구를 제작했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개했다.

인류가 오래전부터 동물을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도구 생산의 원료로 활용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올해 3월 아프리카에 살던 인류 조상이 150만년 전부터 코끼리, 하마 같은 대형 포유류의 뼈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증거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되기도 했다.

해안 지역에 살던 인류 조상은 대형 해양 포유류인 고래의 유해를 자원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해안 지역은 해수면의 상승 등 지리적 특성 때문에 선사시대 유적지가 오랜 시간 온전히 보존되기 어려워 연구가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프랑스 비스케이 만 주변 유적지에서 발굴된 83개의 뼈 도구와 스페인 산타 카탈리나 동굴에서 발견된 가공되지 않은 90개의 뼈를 분석했다. 질량 분석법과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 연대 측정법 등을 활용해 뼈의 주인이었던 고래 종을 분류하고 제작 연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발견된 뼈의 절반 이상은 향유고래, 참고래, 푸른고래 등 최소 5종의 고래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된 표본의 연대는 약 1만9000년~2만년 전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 중 인간이 고래 유해를 도구로 사용했다는 가장 오래된 증거다.

추가로 고래 뼈를 화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당시 고래의 먹이 습관이 현존하는 동일한 종과 차이를 보였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해안 지역에서 인간이 고래를 도구로 사용한 가장 오래된 증거를 발견했다"며 "연구결과가 지난 2만년 동안 해양과 고래 생태계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467-025-59486-8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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