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바보’ 놀림 받아도 발전한다는 자신감…패럴림픽 금메달 꿈도 산더미죠”
하루 10시간 훈련에도 프로 5번 고배
2년 전 데뷔 후 장애인 세계랭킹 2위
4 대회 중반엔 잠시 4위 찍기도
‘승민이 활약 보고 힘 얻는다’ 연락 와
“갤러리들이 파이팅 외쳐줄 때 행복해
비장애인 대회 우승·KPGA 톱10 꿈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회에 속하도록 노력해보세요. 저도 바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다른 사람들 불편하게 할까 봐 신경이 쓰이지만 발전해 나가는 것을 느껴서 보람되게 생각합니다.”

이승민은 어린 시절부터 골프를 즐겨 봤다. 가족들이 TV채널을 애니메이션으로 틀어 놓으면 골프 경기 채널로 바꿔놓을 정도였다. “파란 잔디가 좋아요. 타이거 우즈 선수가 골프 치는 게 멋져요.” 이승민이 골프를 좋아했던 이유다. 박씨는 이승민이 골프를 치면서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증상도 완화됐다고 했다.
유년기를 미국에서 보낸 이승민은 골프선수가 되겠다며 한국으로 돌아와 경기 안양에 있는 신성중에 입학했고, 신성고 2학년 때 세미프로 자격을 획득했다. 이승민은 당시 “하루 오백 개씩, 10시간을 치며 훈련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회원 테스트에서 5차례나 탈락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이승민은 장애인 골프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등 정상급 실력을 갖췄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100위권 안팎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승민은 지난달 우리금융챔피언십에서 사고를 칠 뻔했다. 좋아하는 동생 임성재(27·CJ)가 컷탈락할 만큼 까다로웠던 이 대회에서 이승민은 2라운드까지 4위에 오르며 대이변을 예고했다.
“숙소에 와서 중계를 보는데 이승민 이름이 위에 있어서 내 이름인가 의심했어요. 내 이름이 맞았어요. ‘나도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3라운드부터 잘 안 됐어요. 긴장하지 않았는데 물을 마실 때 손이 떨렸대요.” 이승민은 이 대회를 22위로 마쳤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나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생각했어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승민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쏟아진다.
어머니 박씨는 “비슷한 상황의 가정에서 소셜미디어(SNS) 메시지가 많이 와요. 우리를 보면서 힘을 얻는대요. 그런 분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죠. 장애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저는 잘 아니까, 저희랑 승민이가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승민이도 더 열심히 해야 하고요.”
어머니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이승민에게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물었다. 잇몸이 다 보일 만큼 환하게 웃던 이승민은 “너무 뻔한 질문인데”라며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말을 이어갔다. “100가지도 넘어요. 잘 들어보세요. 친구들이 잘 지내냐고 연락해 줄 때, 대회에 나갈 때, 갤러리들이 ‘승민이 파이팅’이라고 외쳐줄 때, 공을 잘 쳤을 때, 또 ‘향기’(반려묘) 간식 줄 때… 정말 복잡한 이야기죠.”
행복한 일이 많은 골퍼 이승민에게 이루고 싶은 것도 산더미다. “KPGA 톱 10에 들고 싶고, 비장애인 대회에서 우승도 해보고 싶어요. 2032 브리즈번 패럴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에서 퍼팅도 해보고 싶어요. 파3 콘테스트에는 저를 도와주신 이상현 전 캘러웨이 대표님을 초대할래요. 꿈이 많아요.”
수원=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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