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란브랜드연구소’ 부산의 새 핫플로
관광객 유치·일자리 만들기 일환…신메뉴로 고객과 소통

소상공인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상황에서 부산의 외진 곳에 있는 한 음식점이 최근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매출이 전년 같은 달의 2배가량으로 뛰었다.
부산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에 있는 ‘명란브랜드연구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언덕배기 급경사인 동네 ‘168계단’을 오르면 이 생뚱맞은 이름의 간판을 단 5층 건물이 나온다. 이 가게는 부산 동구청이 직영하는 음식점이다. 건물 내 기념품점, 식품점, 카페 등이 모두 명란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27일 동구청 집계를 보면 명란브랜드연구소는 지난 4월 신메뉴 출시 및 쿠폰 특별행사를 통해 138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월 대비 490만원(56%) 증가했고, 2024년 4월과 비교해 640만원(86%) 늘었다.
아직 흑자를 내는 수준까진 아니지만, 최근 자영업 경기를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외진 상권에 위치한 데다 구청이 운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명란브랜드연구소’라는 이름은 초량동 옛 남선창고와 초량시장의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됐다. 남선창고는 1900년 지어진 부산 최초의 근대적 물류창고로 2009년 철거됐다. 해방 전까지는 명태창고였다. 바로 옆 초량시장엔 명란젓이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그 시절 부산에서 태어나 자란 일본인 남성이 일본으로 돌아가 어린 시절 맛본 명란의 기억을 되살려 발전시킨 것이 후쿠오카의 대표 특산품 ‘멘타이코(명란젓)’이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일본 TV 드라마(2013년)와 영화(2019년) <멘타이삐리리>가 제작되면서 부산 동구는 ‘명란의 발상지’로 주목받았다.
인구는 줄고 빈집만 늘어 돌파구가 필요했던 동구는 명란을 이용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했다. 관광객도 유치하고 일자리도 만들자는 취지에 부산시가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렇게 2021년 명란브랜드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동구 주민 7명을 직원으로 채용해 시작했다. 초기에 많은 매체와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됐지만 매출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무원식으로 하니 그렇다” “세금만 날렸다” 등의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동구청의 김한나 주무관이 가게를 담당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방문객 및 매출 현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주말에도 나와 직원과 소통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방문객의 요구를 반영했다. 식자재 구매부터 특별행사 기획까지 해내자 구청 직원들 사이에서 “자영업에 소질 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캐나다와 스위스에서 식당을 운영한 이재석 셰프(40)가 가세하면서 고객의 평가도 달라졌다. 부산 출신인 그는 지난해 4월 귀국했다가 셰프 구인 소식을 접하고 뛰어들었다. ‘미식도시 부산’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신메뉴를 개발했다. 결국 지난 4월 선보인 명란 로제 파스타·리소토, 명란 쌈장 파스타·리소토, 명란 그린 파스타, 명란 부리토가 ‘대박’을 터뜨렸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고객 요구를 반영한 메뉴 개발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셰프와 직원들의 열정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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