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나비처럼 걷다
나비처럼 걷다
송영숙
아파트 뒷동산 오솔길
짧은 오르막길
지하철 타러가는 지름길
내가 즐겨 걷는 길
배롱나무 꽃잎 잔뜩 떨어진
오늘 아침 오솔길
떨어진 꽃잎, 밟히면 아플까
나비처럼 가볍게 걷는다
오솔길 옆 작디작은 풀꽃 위를
팔랑거리는 나비처럼

꽃은 꺾는 게 아니라 보는 것
오솔길은 혼자 걷도록 난 길이다. 그래서 실처럼 가늘다. 굳이 넓을 필요가 없다. 사람 하나 빠져나가면 되는 길이 오솔길이다. 반면에 오솔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길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기에 딱 좋은 길이다. 이 동시는 지하철을 타러 가는 아이의 마음을 보여준다. 엊저녁에 비가 왔는지 길에는 배롱나무 꽃잎이 떨어져 있다. 아이는 땅에 떨어진 꽃잎을 밟지 않으려고 걸음을 조심스레 떼 놓는다. 아이의 마음이 천사 같다. 어릴 적 읽은 동화가 생각난다. 공원에서 뛰놀던 아이가 바람에 날려 모자가 꽃밭으로 들어가자 그만 울음을 터뜨린다. 꽃밭에 들어가면 꽃이 망가질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마침 공원에 산책 나왔던 노신사가 이를 보고 지팡이로 꽃밭의 모자를 건져 내준다. 동심은 어렵게 얘기할 것 없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를 내 몸처럼 여기는 것이다. 지난번 화마에 잿더미가 된 산과 들을 보며 우린 많은 생각을 했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와 함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절실히 깨달았다. 인간의 행복은 다른 데 있지 않고 자연 속에 있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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