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시바에 “미국엔 멋진 전투기 있다”

유태영 2025. 5. 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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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간 전화통화서 적극 언급
美·日 3차 관세협상 앞둔 시점
잔뜩 경계하던 日 맥 풀릴 정도
日측 “구매 압박 분위기는 아냐”

“미국엔 이런 멋진 전투기가 있으니 한 번 보러 오지 않겠습니까.”

제3차 미·일 관세 협상을 앞두고 지난 23일 갑작스럽게 성사된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잉의 F-47, F-55 전투기 등을 언급하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했다는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복수의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27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성과 설명에 이시바 총리가 “대통령의 목적은 평화 아닌가”라며 맞장구를 치자 “평화 실현을 위해 군비를 조금 강화하고 싶다”면서 미국산 전투기 이야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를 대체할 F-47을 두고 “47은 좋은 숫자 아닌가”라며 이시바 총리의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F-47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순번에서 따온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산 전투기 구매를 압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며, 두 정상의 대화는 “마치 침대에 누워 전화하는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이시바 정권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으로부터 뜻밖의 정상 통화 요청이 들어왔을 때만 해도 ‘미국산 농산품을 구매해 달라’, ‘관세 인하엔 응할 수 없다’는 요구가 있을까 봐 잔뜩 경계했던 일본 측이 맥이 풀릴 정도였다고 한다.

일본은 이번 미·일 정상 통화를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에서 귀국하면 반대파의 비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통하는 이시바 총리와 한 번 전화해 보자’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세조치 발표 후 영국, 중국 외에는 협상에 진전을 이루지 못한 까닭에 초조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상 타결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일 정상이 다음달 중순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양자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양국은 오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4차 관세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전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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