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전쟁 휴전에 쇄도하는 주문…韓 반·디 장비업계, 행복한 비명

미국과 중국이 90일 간 관세전쟁 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주문·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첨단산업 압박이 느슨해진 틈을 타 재고를 확보해 불확실성에 선제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내 장비업계는 모처럼 찾아온 반짝 호황을 수주로 연결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27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고객사들로부터 구매와 납기 일정을 앞당겨 달라는 요청이 급격히 늘고 있다. 장비업계에서 이 같은 주문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장비 발주 시기가 예정보다 지연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당겨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 업계에선 미 정부의 규제 리스크를 피하려는 중국 업체들이 움직임이 조기 발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발주 시점이 늦춰지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앞당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향후 수출 규제 강화 가능성에 대비해 장비를 먼저 들여놓으려는 조짐이 중국 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고객사들이 국내 장비 업체에 기술미팅을 요청하는 사례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기술미팅을 단순 정보 공유가 아닌 구매를 전제로 한 검토 단계로 본다.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관계자는 "연초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고객사들로부터 기술미팅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문의 단계 없이 기술 협의부터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통계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2%, 48%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 수출 상승 폭은 디스플레이 장비 수출 증가율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연간 반도체 장비 수출액이 2023년보다 23.2%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분기 이후 수출 전망도 밝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 업종은 123.5를 기록해 2010년 3월(126.6) 이후 1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BSI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다음 달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장비 계약 시점을 반 년 가까이 앞당긴 사례도 나왔다. 한 반도체·디스플레이 계측 장비 업체는 당초 올 연말로 예정돼 있던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과의 계측 장비 공급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재 공백기를 활용한 선제 발주 흐름은 국내 장비 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지속적 거래로 이어가기 위한 납기 대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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