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은 길고 태풍은 적다…역대급 폭염 가능성
폭염·열대야 증가…9월까지 더위
태풍은 적고 일본·대만 방향으로
올해 첫 태풍 ‘우딥’ 발생 여부 주목

올여름은 평년보다 이른 시점부터 폭염이 시작돼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여름철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며 폭염일수와 열대야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태풍은 예년보다 적거나 한반도를 비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6일 기상청이 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언론인 설명회에서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교수(폭염연구센터장)는 "올해 여름은 기후변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 상층 고기압 정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폭염과 열대야가 더욱 길고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확장되면서 수직적으로 발달하는 '키 큰 고기압'이 형성될 경우 맑은 날씨가 지속돼 일사량이 누적되고 기온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기상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여름철(6~8월) 기후 전망'에서도 이와 같은 이유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각각 6월 40%, 7월 50%, 8월 50%로 나타났다.
유럽·미국 등 11개국의 474개 기후예측모델을 평균한 결과에서는 이 확률이 각각 58%, 64%, 71%로 더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폭염은 해마다 앞당겨지고 길어지는 추세다. 1990년대와 2010년대를 비교하면 첫 폭염일은 평균 6일 빨라졌고, 마지막 폭염일은 평균 2일 늦어졌다. 남부와 영남권은 평균 폭염일수가 24일 이상으로, 전국 평균(10일)보다 두 배 이상 길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지난해 폭염일수는 30.1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고, 열대야는 20.1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며 "올해도 해수온이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9월까지 찜통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해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100년까지 폭염일수는 최대 70.7일, 열대야 일수는 최대 21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올해 태풍은 평년보다 적게 발생하거나 일본·대만 방향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지난 1월부터 5월 20일까지 서태평양 지역에서 고기압성 순환이 강해 대류활동이 약화됐고 그 결과 현재까지 태풍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쪽으로 확장되면서 올 여름 태풍들은 일본 남동쪽이나 대만 해상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한반도 남쪽에 걸칠 경우 일부 태풍은 북상해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난해의 경우 1월부터 4월까지 태풍이 없었지만 5월 말 1호 태풍 에위니아와 2호 말릭시가 발생했다. 이후 8월엔 6개, 9월엔 8개의 태풍이 잇따라 발생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총 26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9호 태풍 '종다리'와 10호 태풍 '산산'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많은 비를 뿌리는 등 기상 피해를 유발했다.
최근 5년간 첫 태풍은 대체로 이른 시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1년에는 2월, 2022년과 2023년에는 4월, 2020년에는 5월에 각각 발생했다. 반면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첫 태풍 발생 시점이 가장 늦었던 해는 1998년과 2016년으로 두 해 모두 7월에야 첫 태풍이 나타났다.
올해 들어선 아직 태풍 발생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첫 태풍은 '우딥'이라는 이름이 붙을 예정이다. 이는 마카오가 제출한 이름으로 '나비'를 뜻한다.
한편 기상청은 "올 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이상고온과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으로 인한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상청은 폭염 영향예보를 2일 앞당겨 제공하고 호우 등 긴급재난문자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기상 재해 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