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PK, 민심 잡기 총력전…HMM 공방에 틈새 공약 승부수도

탁경륜 2025. 5. 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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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집 빠진 HMM 이전…민주당 “철회 아냐” 해명
국민의힘 “공수표” 맹공…“민간기업도 이용하나” 반발
이준석 “북항 복합리조트로 부산 재설계”…틈새 전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공언했던 HMM 부산 이전 공약이 공식 공약집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둘러싼 공약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시민을 우롱한 공수표”라고 공세를 폈고, 민주당은 “100대 기업 유치에 포함된 사안”이라며 반박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복합리조트를 앞세운 지역 개발 공약으로 틈새 공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에서 “공약 철회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HMM 이전은 100대 기업 유치 항목에 포함돼 있으며,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밝힌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만큼 향후 긴밀한 협의를 거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이재명 후보의 부산 공약집에는 HMM 이전이 포함되지 않았다. 공약집에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100대 기업 유치, e스포츠 산업 육성 등 7개 항목만 언급됐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부산 유세에서 “대한민국 최대 해운회사 HMM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고,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전 반대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부산 시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라며 날을 세웠다. 최영해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간기업을 아무 협의 없이 옮기겠다는 발언은 유권자 기만”이라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번번이 가로막았던 당사자가 이번엔 민간 기업으로 또 부산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을 홀대해 온 민주당의 행보를 시민들이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산은 이전을 방해한 데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관광산업을 국가의 핵심 성장전략으로 제시하며 지역별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공약을 내놨다. 그는 “대한민국을 ‘핫플 KOREA’로 만들겠다”며 전국 5대 메가시티에 K팝 전용 아레나 공연장 설치,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 숙박 다변화, 에어비앤비 합법화 등을 약속했다.

K팝 아레나는 2만~3만 석 규모의 전용 공연장으로, 공연장 인근에 숙박·쇼핑·외식 시설을 결합해 청년 창작자 일자리와 지역 소비를 동시에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블루링크 벨트’는 부산 오륙도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총 1500km 구간을 해양·역사·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남해안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거대 양당이 회피했던 북항 복합리조트 공약을 꺼내 들며 부산 민심 공략에 나섰다. 그는 “북항을 국제자유경제구역으로 지정하고, 북항 야구장 건립과 함께 면세점·카지노 등이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복합리조트는 체류 시간과 관광 소비 전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콘텐츠”라며 “AI·ICT·예술·의료가 결합한 신개념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고,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두바이 팜 주메이라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분별한 카지노 중심 개발에는 반대하며, 카지노는 부대 기능으로 제한하고, 지방세 기여도, 외국인 유치력, 고용 창출 효과 등을 정량 평가해 투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PK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정권 교체기마다 민심의 변화가 두드러졌던 전략적 격전지다. 이번 대선에서도 세 후보가 부산을 중심으로 대형 공약을 쏟아내며 표심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실현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한 후보가 지역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약의 현실성, 후보의 실현 의지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