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독서생태계 다양한 구성원 참여하는 협의체 만들어야”

최윤아 기자 2025. 5. 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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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국제도서전 공공성 회복 위한 토론회 개최
27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독서생태계 정책 제안과 서울국제도서전 공공성 회복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다양한 독서생태계 주체들로 이루어진 협의체가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요 사항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의 주식회사 형태로는 서울도서전의 공공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27일 오후2시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주(JU)에서 ‘독서생태계 정책 제안과 서울국제도서전 공공성 회복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독서생태계 공공성연대’(문화연대,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블랙리스트 이후,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책읽는사회문화재단, 한국작가회의, 한국출판인회의 등 총 9개 출판 유관 단체가 만든 연대체)가 주관한 행사다. ‘연대’는 지난달 22일부터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성명을 받으며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이 서울국제도서전을 동명의 주식회사가 운영토록 결정한 데 우려를 표해왔다. 이날까지 약 6000명이 이 성명에 참여했다고 연대 쪽은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우려는 이어졌다. 연대 쪽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부당한 행정으로 출협이 주식회사 전환을 결정한 일련의 맥락을 고려하더라도, 주식회사 체제는 행사의 공공성을 확보하기에 취약한 구조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앞서 출협은 윤석열 정부가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전면 중단한 상황에서 행사의 안정적 개최와 발전을 위해 주식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는데, 정부로부터 자율성과 독립성을 획득하려다 자칫 공공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하장호 문화연대 문화정책위원장은 “공공 지원이 간섭의 근거이니 공공 지원을 잘라내는 것이 자율성을 확보하는 대안적 방법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공성과 자율성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건강한 독서 문화 생태계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쌍이며 필요조건”이라고 했다.

오빛나리 작가노조 준비위원장은 “자본 규모에 따른 ‘소유’와 ‘의사 결정권’을 의미하는 주식회사 설립은 서울국제도서전의 운영 방향을 자본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라며 “독서생태계의 다양한 구성원을 협의 테이블에서 빼놓고, 자본 규모와 그에 따른 출자 형태로 대답하라는 시도는 독서생태계를 이윤과 자본의 논리대로만 설명하라는 말과 같다”고 했다. 그는 “그 피해는 소규모 출판사, 독립서점, 신인 작가에게 돌아갈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출협은 특정 출판인과 서점이 주식회사 지분의 70%를 보유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달 20일 1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고 주주를 모집하는 공고를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연대 쪽은 공공성 확보를 위해 논의하자는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신주를 발행한 결정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서울도서전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독서생태계의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통로 마련이 시급하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허건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간사는 “서울국제도서전은 단순한 산업박람회가 아니라, 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독서 문화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라며 “이를 위해 출판뿐만이 아닌 작가, 서점, 도서관, 교육 및 언론 기관, 정부, 독자,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나 조직위원회 등 독서생태계 전반이 참여하는 협의체의 부활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오빛나리 위원장도 “‘부스 구획 판매가 중심인 상업의 장’을 넘어 행사를 계기로 모여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눌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성경 한국출판인회의 부회장은 “출협, 작가, 독자, 출판사, 서점 등의 대표가 참여하는 공적 논의 테이블을 구성하여 운영 방식, 지분 구조, 법인 형태를 전면 재검토할 수 있는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며 “운영 주체의 이사회 및 자문기구에 독서생태계 대표 참여를 의무화하고, 정기적인 공청회 및 정보 공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서울국제도서전 협동조합’ 혹은 비영리 사단법인 전환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에 즉각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자로 출협 쪽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요청이 왔지만 (토론회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해 참석하지 않았다”며 “다만 이 자리에서 출판인들이 제안해 주신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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