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찍은 5·18 영상 첫 공개…최루탄 포연 속에서도 주검 실은 손수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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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옛 전남도청 앞 계엄군의 집단발포 직전 시민 쪽에서 계엄군쪽을 향해 촬영한 영상이 처음 공개됐다.
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기존 5·18 영상은 보안사가 시민들의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해 짜깁기했거나 외신기자들이 계엄군 쪽에서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번 영상은 시민의 시각에서 왜곡 없이 시간 순서대로 도청 앞 발포 직전 상황을 담은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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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옛 전남도청 앞 계엄군의 집단발포 직전 시민 쪽에서 계엄군쪽을 향해 촬영한 영상이 처음 공개됐다. 영상에는 시민들이 계엄군의 발포 우려 속에서도 전날 광주역 앞에서 숨진 주검을 끝까지 챙기는 모습이 확인됐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27일 오전 시사회를 열어 지난 4월 시민 문제성(70)씨가 기증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5·18 당시 사무기기업체 신도리코 광주지사에 근무했던 문씨가 금남로 가톨릭센터 앞에 설치된 전국체전 홍보 아치탑에 올라가 개인 촬영 장비로 계엄군 쪽을 촬영한 것이다. 모두 5분40초로, 계엄군 집단 발포 직전인 1980년 5월21일 오전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주요 장면을 1초에서 25초 간격으로 46차례 담았다.
영상에서는 주검 2구를 실은 손수레가 눈에 띈다. 시민들은 ‘형 고이 잠드소서. 우리도 그대 뒤를 따르리라’라고 써진 천에 덮인 주검을 손수레에 실어 옛 전남도청 앞에 있는 계엄군쪽으로 향했다. 금남로는 시민들(10만명 추정)로 가득 찬 모습이다.
앞서 계엄군은 전날인 5월20일 밤 광주역 앞에서 집단 발포를 해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분노한 시민들은 계엄군에 항의하기 위해 이 가운데 주검 2구를 손수레에 실은 뒤 21일 금남로로 끌고 나왔다.
계엄군은 시민들과 바리케이드용 버스를 사이에 두고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도로 양쪽에 기관총 장착 장갑차를 세우고 대치했다. 이미 계엄군들에게 실탄이 지급된 이후다. 금남로5가쪽에서 시민들이 차륜형 장갑차를 몰고 나타나자 계엄군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최루탄을 쐈다. 영상에는 시민들이 주검이 실린 손수레를 황급히 도로 밖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겼다.

손수레는 영상 후반부에 다시 등장한다. 시민 10여명이 손수레를 밀며 금남로를 벗어나는 장면이다. 영상을 분석한 차영귀 서강국제한국학선도센터 책임연구원은 “손수레 주검은 서부경찰서 형사의 설득으로 시민들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상을 분석하며 시민들이 끝까지 손수레를 챙기는 모습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손수레 주검은 전날 광주역 앞에서 3공수여단의 집단발포로 숨진 희생자들이다. 아직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의 죽음은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내 항쟁을 본격적으로 이끈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영상에는 또 시민군 장갑차가 최루가스에 휩싸이며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모습, 구용상 당시 광주시장이 시민들을 진정시키려고 단상에 올랐다가 항의를 받고 물러나는 모습, 불에 타는 광주세무서, 시위대가 돌과 화염병으로 반격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다만 이날 오후 1시께 발생한 계엄군의 발포 상황은 찍히지 않았다. 이날 계엄군의 발포로 36명이 숨졌다.
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기존 5·18 영상은 보안사가 시민들의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해 짜깁기했거나 외신기자들이 계엄군 쪽에서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번 영상은 시민의 시각에서 왜곡 없이 시간 순서대로 도청 앞 발포 직전 상황을 담은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문씨는 “회사에서 포상으로 영사기를 받았는데 촬영기를 따로 구입했다. 이날이 마침 부처님오신날 휴일이라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 촬영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겨 해당 영상에 대해 잊고 살았는데 최근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유품을 정리하다 다시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증했다. 당시 오전 상황이 일단 정리된데가 카트리지를 다 써 오후 발포 상황을 찍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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