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휴가 미룰까?”…일본 ‘7월 대재앙설’ 일파만파
[앵커]
최근 홍콩, 타이완을 중심으로 7월 일본에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다는 '7월 대재앙설'이 퍼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유언비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7월 대재앙설'부터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7월에 일본에 대규모 지진이 날 거라는, 한마디로 '루머'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일본에 지진으로 인한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다는 일방적인 주장인데요.
도화선이 된 건 일본 만화책입니다.
다츠키 료라는 사람이 꿈에서 본 장면들을 그린 만화인데요.
'내가 본 미래'가 제목입니다.
1999년에 처음 출간됐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시점을 정확히 예언한 듯한 장면이 재조명되면서, '예언 만화'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년 만에 책을 복간하면서 완전판을 냈는데, 여기에 "2025년 7월 진짜 대재앙이 온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다츠키는 "최근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꾼다"면서 구체적으로 "필리핀과 일본 중간 근처에 있는 해저가 분화"했다고까지 묘사했습니다.
이게 홍콩 등을 중심으로 올 초부터 SNS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에 홍콩 유명 풍수사들까지 말을 보탰습니다.
"6~8월에 일본에서 지진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했다는 글이 널리 퍼졌는데요.
여기에 중국대사관이 지난달 불에 부채질하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일본에 사는 중국인들에게 지진피해에 주의하라며 "부동산 구매에 신중하라"고 적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주로 홍콩, 타이완 등에서 '7월 대재앙설'이 확대 재생산하면서 실제 여행업계가 영향을 받고 있을 정도입니다.
[앵커]
그냥 불안감만 커진 게 아니라 실제 여행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고요?
설마 진짜 여행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등에서는 일본 여행 수요가 7월을 중심으로 빠르게 줄고 있는데요.
7, 8월이 대부분 학교 방학 기간이고 휴가철이라는 걸 감안하면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그레이터베이 항공, 홍콩 항공사인데요.
이 항공사는 지난 12일부터 10월 25일까지 홍콩에서 일본 센다이에 가는 항공편을 주 4편에서 주 3편으로 줄였습니다.
홍콩~도쿠시마 노선은 주 3편에서 주 2편으로 감편했습니다.
한창 성수기에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해서 내린 조치인데요.
그레이터베이항공 관계자는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적자를 막으려고 부득이하게 감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콩은 풍수지리를 믿는 사람이 많은데 대재앙설을 걱정하는 여행객이 꽤 많다"고 배경을 밝혔습니다.
홍콩, 타이완 등에선 풍수지리나 예언을 신봉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는데요.
꼭 믿지는 않더라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이런 마음이 커지면서 일본 여행 안 가는 사람이 실제 늘어난 겁니다.
[앵커]
'설' 하나 때문에 현실적으로 여파가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한데, 사실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이기도 하잖아요?
실제 지진 발생 가능성, 얼마나 될까요?
[기자]
네, 일본은 지진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지진이 실제 빈번하기도 하고요.
지난해 8월에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었습니다.
바로 난카이 트로프에서 발생한 대지진인데요.
'난카이 트로프'는 시즈오카현 스루가만부터 남서쪽으로 길게 뻗은 해저 협곡입니다.
이 일대에선 100년에서 150년 주기로 대규모 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는데요.
마지막 대지진이 1946년에 있었습니다.
여기에 올해 초 일본 지진 조사위원회는, 난카이 해곡에서 향후 30년 이내에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80%로 수정했는데요.
2013년 60에서 70%였던 확률을 올려 잡은 겁니다.
[히라타 나오/일본 지진조사위 위원장 : "(지진 발생률이) 80% 정도라는 것은 언제 지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숫자입니다."]
예상 규모는 동일본 대지진과 비슷한 수준인 규모 8.0에서 9.0으로 추정했습니다.
과학적 예측에 이른바 '예언'까지 추가되면서 올해 유난히 대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겁니다.
[앵커]
무엇보다 제일 난감한 건 일본 정부일 것 같습니다.
안팎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실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거잖아요?
[기자]
네, '7월 대재앙설'이란 불을 끄기 위해 일본 정부, 고심하고 있는데요.
우선 일본 전문가들이 나서서 대재앙설이 과학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나 꼭 짚어서 7월에 대지진이 난다는 건, 현대 과학으로는 예측할 수 없다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출이나 관광을 자제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일상에서 재해에 잘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급기야 '예언 만화'의 원작자 다츠키도 진화에 나섰는데요.
만화 내용에 너무 흔들리지 말라며,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고요.
출판사 역시 "당사가 출간하는 이 책은 결코 사람들에게 불안을 조장할 의도로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뒷수습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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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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