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향 노조원들 '부당해고' 사건 전말

전혁수 2025. 5. 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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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남시립교향악단(성남시향) 단원들을 '부당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자신이 임명한 지휘자와 갈등을 빚은 단원들을 '기량 미달자'로 재평가해서 해고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지만, 성남시는 행정소송을 벌이며 이들의 복직을 지연시켰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임 지휘자-단원 갈등 중에 노조 부지부장 '부당해고'

성남시는 지난 2011년 1월 성남시향의 신임 상임지휘자로 L씨를 특채했다. 성남시향 단원들은 L씨의 채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오케스트라 지휘 학위가 있지만 애초에 국악 전공자였다. 또 협연 등 활동 과정에서 친인척과 측근을 기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왔던 탓이다. L씨는 당시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의 남편이자,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고향 친구였다.

L씨와 단원들이 갈등을 빚던 2012년 10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경기본부 성남시립예술단 부지부장이었던 성남시향 단원 김 모 씨는 지휘자 L씨를 비토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김 부지부장은 성남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지휘자 자질 부족' 관련 내용의 글을 단원들에게 보여주며 "우리가 이런 무능력한 지휘자 밑에서 음악을 해야겠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성남시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부지부장을 해촉했다. 성남시향 단원들은 2년 계약을 기본으로 하는 사실상의 무기계약직이다. 사실상 '해고' 처분을 한 것이다.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징계 수위가 높다는 사유로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김 부지부장은 노동위 판정에 따라 복직했다. 그러자 복직 다음 날 성남시는 곧장 김 부지부장을 다시 징계하겠다며 징계위 참석을 통보했다. 이후 그에게 출연정지 4개월 및 견책 징계를 내렸다.

▲ 성남시립교향악단. (사진=성남시)

80점 받던 연주자가 갑자기 50점?…지휘자와 갈등 빚은 단원들 또 '부당해고'

2013년 11월, 성남시는 성남시향 단원들에게 정기 오디션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성남시향의 정기평정은 실기평정 75%, 근무평정 25%로 구성된다. 실기평정은 지휘자, 근무평정은 상임지휘자와 성남시 문화예술과장이 각각 절반씩 점수를 준다. 정기평정에서 ▲90점 이상은 수 ▲80~89.99점은 우 ▲70~79.99점은 미 ▲60~69.99점은 양 ▲60점 미만은 가 등급을 매긴다. 

복무규정에 따라 단원들은 정기평정에서 3회 이상 '양' 이하 점수를 받으면 해촉된다. 2009년부터는 1회 가등급을 받는 경우도 해촉 사유에 포함한단 규정이 추가됐다. 그러나 법원은 단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추가 규정은 효력이 없다고 봤다.  

성남시는 정기 오디션에 정직 중이거나 휴직 중인 단원까지 참여하라고 통보했다. 성남시향 창단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노조가 반발했지만 성남시는 오디션을 강행해서 7명의 단원을 해촉했다. 5명은 정기평정 점수 미달, 2명은 계약기간 만료가 해촉 사유였다. 공교롭게도 해촉된 단원은 모두 지휘자 L씨와 갈등을 빚은 민주노총 성남시립예술단지부의 조합원들이었다.

특히 해촉된 단원 중 3명은 새 지휘자가 오기 전까진 매년 70~80점대 정기평정을 받은 단원들이었는데 50점대 평가를 받고 해촉됐다. 해촉을 위해 기획한 오디션이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2013년 12월 24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올린 트위터 글.

단원들은 인사권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한 시향 단원이 트위터(현 X)에서 "저는 2005년 초대 지휘자 때 입사해 3명의 지휘자와 함께 했다"며 "입사 때부터 점수도 공개해보라"고 반발하자, 이재명 시장은 "다 아끼는 직원들"이라면서도 "전문가 실력이란 노력하면 더 좋아지고 게을리하면 나빠지니 입사시험 성적이란 중요한 게 아님"이라고 답했다. 실력이 안 돼 해촉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한 것이다.

▲ 2013년 12월 24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트위터글에 '08__hkkim' 아이디가 답글을 달았다.

그런데 당시 논쟁에 일명 '혜경궁 김씨' 아이디(08__hkkim)가 나타나 이 시장을 거들었다. 그는 "성남시향 연주 들었습니다. 과연 성남시향 문제 없나요? 특히 관악파트~~ 조금 부끄렀습디다.^^.ㅜㅜ"라는 답글을 달았다. '08__hkkim'은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소유로 의심받는 아이디다. '혜경궁 김씨' 허위사실 유포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이 아이디를 김혜경 씨의 아이디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기소중지했다.

노동위 '부당해고' 판단에 행정소송 제기...2심 판결 후 복직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지만, 성남시는 이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김 부지부장 해촉자들도 2014년 9월 이재명 시장을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이겼지만, 성남시가 항소하면서 이들은 결국 사건 약 2년 8개월 만에 성남시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뉴스타파가 사건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법원은 '가' 등급을 1회 받았다는 이유로 해촉하는 규정은 노조나 구성원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규정 자체가 무효라고 봤다. 

당시 성남시향 단원들을 도왔던 조귀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제가 기억하는 이재명은 성남시립예술단 노동자가 해고되었을 때 사용자인 성남시장"이라며 "지노위, 중노위, 행정심판을 이겨도 이재명 시장은 복직시키지 않았다. 기나긴 투쟁 끝에 고법에서 이기고 나서야 겨우 복직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뉴스타파는 부당해고 판단을 받은 성남시향 단원들의 복직을 지연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자 이재명 캠프 측 인사들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도 보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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