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허리 휘는데"…연예인 초호화 저택 자랑에 눈살 [리폿-트]

[TV리포트=이지은 기자] 요즘 꿈은 자산 규모에 따라 분류된다. 집을 소유하는 자체가 인생의 ‘성공’으로 여겨지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집이 몇 평인지, 마당이 있는지, 뷰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또 계급을 나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연예인들이 서 있다.
사실 연예인들의 초호화 자택 자랑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집값 폭등, 금리 인상, 청년층 주거 문제 등이 맞물린 시기엔 그 ‘성공 서사’ 조차 불편하게 느껴진다. 과거에는 “와, 열심히 해서 저렇게 살 수 있구나”라며 동경의 대상으로 소비되던 그들의 집이, 이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닿을 수 없는 세계”라는 좌절로 다가온다. 부의 상징이 자극이 아니라 상처가 되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이 상처를 연예인들이 종종 ‘질투’로 치부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금 대중의 감정은 단순한 부러움이 아니다.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자랑하며 “누구나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오히려 반감을 사는 것이다.
더군다나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으로 이름을 알리고, 그 사랑이 광고료와 출연료로 환산되어 ‘드림 하우스’를 이룬 것이 아닌가. 그런 만큼 대중의 정서와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보여주기’에만 집중한다면, 연예인 개인의 부는 부러움이 아니라 분노를 자극하게 될 뿐이다. 물론, 열심히 활동해 온 그들의 노력을 비난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성공을 콘텐츠화하여 공유할 땐, 시점과 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가장 먼저,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예로 들 수 있다.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이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큰 인기를 누리며 MBC 간판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초창기에는 개그우먼 이국주, 가수 데프콘 등 ‘헝그리 1인 가구’를 비추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점차 성별, 연령의 폭을 넓혀 반짝이는 ‘싱글 라이프’를 담아내면서 일부 연예인들의 과도한 집 자랑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그룹 샤이니 멤버 키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집 방 개수가 몇 개인지 정확하게 모른다고 말해 출연진도 충격을 먹는 장면이 연출된 바 있다. 2021년 방송분에서 키는 “특별한 집을 가보자 생각해서 이 집을 고르게 됐다”라며 새로 이사한 한강뷰 집을 공개했다. 현관문 복도를 들어가면 펼쳐지는 넓은 거실, 옷방, 한강뷰 테라스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한 출연자가 “방이 몇 개냐”고 질문하자 키는 “저도 정확히 안 세어봤다. 침실 옆에 계속 쪽방이 있어서 방으로 쳐야 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른 출연자들은 “어떻게 방을 안 세어볼 수가 있냐”며 놀랐다.
이외에도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 방송인 전현무와 박나래 등 출연자들 모두 하나같이 ‘억’ 소리가 나는 고가의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나 혼자 ‘잘’ 산다 아니냐”, “굳이 연예인들의 수십억짜리 집 자랑을 방송에서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1인 미디어 시대, 콘텐츠가 곧 자기 자신이 되는 시대에서 제작진 뒤에 숨어 모르쇠로 일관하기엔 그 여파가 너무 크다.

그룹 다비치 강민경은 채널 ‘걍민경’을 통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자택을 공개했다. 지난 22일 공개된 영상에서 강민경은 나무로 꾸민 조경과 야외용 테이블이 자리한 테라스를 통해 날씨를 확인했다. 그는 직접 내린 에스프레소에 아몬드 우유를 넣어 라떼를 만들어 먹는 등 여유로운 일상을 전했다.
2008년 다비치로 데뷔한 강민경은 현재 패션 브랜드 아비에무아를 운영하는 CEO로도 활동 중이며 지난 2022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5층 규모의 빌딩을 65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최근 ‘바로 그 고소영’ 채널을 개설한 배우 고소영도 신비주의 콘셉트를 벗고 집 내부를 공개하는 등 대중과 소통에 나섰다.
지난 1일 고소영은 ‘바로 그 고소영’을 통해 3층으로 이루어진 경기도 가평 집을 공개했다. 이 집은 고소영, 장동건 부부가 2013년 경기도 가평에 약 24억 원을 들여 400평 규모의 토지를 매입, 건축한 세컨 하우스이자 곽희수 건축가가 2013년 12월 완공한 주택으로 2016년 열린 제22회 세계건축(World Architecture, WA)상 준공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영상에서 고소영은 건물 한가운데에 있는 중정과 고풍스러운 화덕, 널찍한 방, 3층의 수영장, 장동건이 요청해 만든 서재, 갤러리 같은 공간 등을 소개해 시선을 모았다.
고소영, 장동건 부부는 연예계 대표 빌딩부자로 알려져 있다. 부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고급 펜트하우스에 거주 중이다. 해당 주택은 공시가격이 무려 164억 원에 달한다. 고소영은 서울 성동구 송정동, 용산구 한남동 등에도 건물을 보유 중이다. 이 중 송정구 건물은 지상 5층, 연면적 352.75㎡ 규모로, 고소영은 해당 건물에서 자신의 회사를 운영 중이다.
연예인의 성공은 철저히 대중 소비에 기반한다. 팬들이 보내는 사랑 덕분에 광고가 붙고, 출연료가 뛴다. 그리고 그렇게 번 돈으로 수십, 수백억 원짜리 주택을 사고, 그 집을 다시 콘텐츠로 포장해 대중에게 자랑한다. 대중의 사랑으로 부를 쌓고, 그 부를 다시 대중에게 과시하는 아이러니. 공감 없는 자랑은 공허함만 더할 뿐이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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