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후 다리 힘 빠지더니 '하지마비'…"1030 남성 위험" 이 병 주의

지난해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에는 강원 양양군에서 파도타기(서핑)를 하다가 하반신이 마비된 치과의사의 사연이 전해져 주목받았다. 처음으로 서핑을 나섰던 그는 늦게 도착해 준비운동을 잘 하지 않고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이후 휴식을 위해 모래사장에 나왔을 때 양쪽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고 한다. 이후 발끝에서 말도 못 할 만큼 심한 고통이 올라왔고, 119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하반신이 마비되고 말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드물지만, 종종 보고되는 병이 '파도타기 척수병증'이다. 이름처럼 서핑하다가 발생하는 병이다. 주로 처음 서핑을 배우거나 경력이 얼마 안 된 초보자에게 나타난다. 다른 근골격과 질환과 달리 환자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남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처럼 추간판(디스크)이나 골극(뼈) 등에 신경이 눌리는 것이 아닌, 척수에 인접한 '혈관'(앞척수동맥) 손상이 원인으로 알려진다. 발병 위치도 다른 척추질환과 달리 등(흉추)과 허리(요추) 사이로 비교적 위쪽이다.

서울세계로병원 척추센터 변찬웅 원장은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혈류 공급 문제로 생기는 신경 손상"이라며 "서핑을 탈 때는 보드 위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를 들어 올린 후 서는데, 갑자기 심하게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척추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고 손상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손이나 발도 피가 통하지 않으면 괴사하는 것처럼 '척수 신경'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한신경과학회지(2016)에 실린 환자 사례를 보면 허리통증과 함께 양다리가 당기고, 저리는 느낌이 들다가 갑자기 양다리에 힘이 빠지고 대소변을 조절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치과의사의 사례처럼 하지마비로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할 수 있다.

파도타기 척수병증이 젊은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은 왜일까. 변 원장은 "서핑을 처음 배울 때는 중심을 잡기 힘들다. 엎드린 상태에서 긴장된 상태로 무리하게 허리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 척수가 다친다"며 "힘이 좋은데다 근력이 강하지만 척추 유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젊은 남성 환자에게 발생률이 높은 것"이라 추정했다.
일상생활에서도 허리를 무리하게 뒤로 젖히는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척수가 다칠 수 있다. 다만, 파도타기 척수병증과 같은 '허리 과신전 척수병증'은 일반적인 요가, 필라테스, 수영(접영)과 같은 운동으로는 발생할 위험이 매우 적다. 변 원장은 "서핑은 경직된 상태에서 엎드린 채 상체를 지속해서 젖히는 특수한 자세가 반복되기 때문에 특히 더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갑작스럽고 빠르게 진행하는 데다 병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아 조기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 혈관 손상 정도가 크고, 지속시간이 길수록 회복 가능성은 떨어진다. 처음 느끼는 증상이 심할수록 신경이 원상태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변찬웅 원장은 "최대한 빨리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는 것이 응급조치라 할 수 있는데, 척수는 척추를 전문적으로 보는 의사도 회복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과도하게 욕심을 내지 말고 허리에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양다리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즉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충분한 준비 운동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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