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로 미룬 트럼프 ‘50% 관세’…미국-EU 합의 가능성 불투명

김원철 기자 2025. 5. 2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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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에 유럽연합 깃발이 게양되어 있는 모습. 브뤼셀/신화통신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예고했던 50% 고율관세 부과를 7월 9일까지 한 달 넘게 연기하면서 양쪽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양쪽은 협상 속도를 올리겠다는 입장이지만, 견해 차가 커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 폴라 피뇨는 26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 간의 논의가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의 전화 통화 이후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협상이 빠르게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쪽은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통화하는 등 협상 채널을 본격 가동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중 기자들에게 “워싱턴과 브뤼셀이 가능한 한 가장 낮은 관세 수준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양쪽의 대화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인 해결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온 요구나 제안이 달라진 건 없기 때문이다. 양쪽이 우선순위로 꼽는 과제도 다르다. 양쪽이 여러 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돌파구를 찾지 못한 이유다. 독일 마셜펀드의 선임연구원이자 최근까지 유럽연합의 자문을 맡았던 앤드루 스몰은 뉴욕타임스에 “현재 상황이 겉보기에는 협상이 진행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에 소비세 체계 개편, 디지털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유럽연합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은 지난 4월부터 미국이 적용한 일률관세 ‘10%’를 낮추라는 입장이다. 유럽연합은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철폐하면, 자신들도 미국산 산업재에 부과한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제로 대 제로’ 제안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연합 대변인 올라프 길은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해당 관세가 ‘최저선’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유럽연합은 협상 결렬시 공화당 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미국산 농산물 및 산업재 210억 유로(약 32조 7000억원) 규모에 대한 보복관세를 오는 7월 14일부터 발효할 예정이다. 950억 유로(약 148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버번위스키, 자동차, 산업 기계 등)을 겨냥한 2차 보복관세도 준비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첨단 반도체 구매 확대를 통해 무역적자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제안도 유럽연합 내에서 나왔으나, 무역불균형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장은 독일 체트데에프(ZDF) 방송과 인터뷰에서 “모든 무역격차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제한적인 접근을 예고했다.

독일 베렌베르크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홀거 슈미딩은 시엔비시(CNBC)에 “6주라는 시간은 모든 세부 사항을 해결하기엔 부족하지만, 협상의 틀을 잡는 데는 충분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국과 미국 간 협상과 유사한 형태로, 미국이 유럽연합 수입품 전반에 10%의 관세를 유지하고 유럽연합은 제한적 대응에 그치는 방식으로 타결될 수 있다”라며 “그러나 20~30% 수준의 고율관세가 적용된다면 유럽연합도 강력한 보복조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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