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신약 ‘이토베비’, 사망률 33% ↓…ASCO서 첫 발표

원종혁 2025. 5. 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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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슈]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유방암 신약 '이토베비(성분명 이나볼리십)'가 유의미한 생존률 개선 효과를 입증하며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PIK3CA(Phosphoinositide 3-kinase) 변이를 동반한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중 최초로 전체 생존률 개선을 입증한 사례로, 차세대 표적 치료제로의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로슈는 5월 30일부터 6월 3일(현지시각)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3상 임상시험(INAVO120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PIK3CA 유전자 변이,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음성의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3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이토베비를 팔보시클립(제품명 입랜스) 및 풀베스트란트(제품명 파슬로덱스)와 병용 투여한 환자군은 위약(가짜약)군 대비 전체 생존률이 33% 높아졌다. 생존기간 중앙값도 위약군의 27개월 대비 34개월로 유의미하게 연장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해당 적응증에 대해 이토베비를 조건부 승인했으며, 이번 발표를 통해 전체 생존률(OS) 데이터가 처음으로 전면 공개된다.

찰리 푹스 로슈 제넨텍 종양학 글로벌 개발 총괄은 "이토베비는 PI3K 억제제 중 최초로 생존률 개선 효과를 입증한 약물"이라며 "표적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표적 치료제 중 드문 생존률 개선 성과

PI3K 억제제는 암세포 생존 및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표적 항암제로, PIK3CA 유전자 돌연변이를 치료 타깃으로 한다. 이 돌연변이는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의 약 40%에서 발견되며, 해당 아형은 미국 유방암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PIK3CA 변이는 일반적으로 더 공격적인 종양 진행과 낮은 생존율과 연관돼 있다. 이토베비는 동일한 작용을 하는 기존 약물보다 특이성이 높고, 생존 데이터를 통해 효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바티스의 경쟁약 파이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는 2020년 최종 분석에서 생존률 개선을 입증하지 못한 바 있다.

이토베비는 기존에 발표된 무진행 생존기간(PFS) 데이터도 갱신했다. PFS 중앙값은 위약군 7.3개월 대비 최대 17.2개월로 2배 이상 연장됐다. ASCO 유방암 분과 위원 제인 로우 마이젤 박사는 "이번 성과는 맞춤형 유전체 기반 치료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진단 초기부터 PIK3CA 변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유전체 검사가 표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당 부작용은 '관리 가능'

부작용 중 가장 흔하게 보고된 것은 고혈당증이었다. 이토베비 투여군의 63.4%에서 고혈당이 나타났고, 위약군은 13.5%에 그쳤다. 하지만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비율은 6.8%에 불과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로슈 측은 "고혈당은 예측 가능한 이상반응이며 치료 중단의 주요 원인은 아니다"라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이토베비는 출시 첫 분기 매출이 1680만 달러(약 230억원)를 기록했으며, 로슈는 연 매출 잠재력을 최대 23억 달러(약 3조원)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는 CDK4/6 억제제 병용 요법 이후 2차 치료 환경을 대상으로 파이크레이와의 직접 비교 임상도 진행 중이다. 향후 연구 결과에 따라 이토베비는 글로벌 유방암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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