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투자, 폐플라스틱 재활용 설비 개발에 큰 힘"[ESG클린리더스]

김청환 2025. 5.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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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에코인에너지에 연구개발비 투자
납사 이용 플라스틱보다 최대 85% 탄소저감
'에그' 프로그램으로 100개 스타트업 키운다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SK이노베이션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에코인에너지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생산한 열분해유. 에코인에너지 제공

“SK이노베이션의 투자로 초기 연구 개발(R&D)비 상당분을 마련할 수 있었죠.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경험이 이후 투자 유치에도 큰 힘이 됐습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열분해 설비를 만드는 스타트업인 에코인에너지 이인 대표의 말이다.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에서는 사용한 플라스틱을 선별·분쇄해 작은 알갱이 형태의 펠릿(pellet·알갱이)을 생산하는 물질 재활용이 많았다. 하지만 화학 재활용 방식도 있다. 가스화 공정을 거치는 열분해유는 기초 원료 형태이기 때문에 물질 재활용보다 쓰임새가 더 많다고 한다. "플라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가열해 녹이고 가스로 기화하면 이를 응축기(열교환기)를 거쳐 열분해유로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는 탄소를 줄이는 자원 순환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원유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납사)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을 최대 85% 줄일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해 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열 재활용 방식보다는 최대 61%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기술력은 있는데 자금이 발목…

스타트업 에코인에너지가 SK이노베이션의 투자금을 받아 연구개발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설비(TMR4K). 에코인에너지 제공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던가. 에코인에너지에는 폐플라스틱 화학 재활용 기술력은 자신있었지만 자금 사정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열분해 설비를 설계하고 시험, 양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문제였다. 또 폐플라스틱의 오염도가 높아 원부자재가 표준화되지 않는 양산 공정의 안정화도 과제였다.

하지만 에코인에너지는 이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른 방식의 화학 재활용보다 상품 가치를 크게 할 묘수가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기존 폐플라스틱 재활용 열분해유 공정으로) 회전형 가열로를 쓰는 로터리 킬른식과 달리 고정식 모듈로 이동 설치가 가능하다는 게 우리 공정의 기술적 차별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폐플라스틱을 기화한 가스 가운데 헤비 오일(중유) 성분을 걸러 경질유 성분 가스를 응축하기 때문에 납사 비율이 50~60%로 상대적으로 높다"며 "오일 전환율도 50~60%로 로터리 킬른식(40~50%)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생산량(㎡ 당 처리량)은 더 많고, 비용(㎏ 처리당 시설 비용)은 더 적은 방식"이란 뜻이다.


2020년 SK이노 파트너 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환경 분야 유망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에그' 3기에 참여한 스타트업 임직원들이 2023년 7월 21일 서울 성동구 심오피스에서 SK이노베이션 측과 회의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위해 에코인에너지에는 초기 연구 개발비만 40억 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에 선뜻 큰 돈을 대겠다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그때 이들의 손을 잡아준 엔젤 투자자가 SK이노베이션이었다.

SK이노베이션이 2020년 소셜벤처(SV) 협업을 통한 사회적 가치(SV) 창출 프로젝트인 'SV2 임팩트 파트너링’의 파트너 중 한 곳으로 에코인에너지를 뽑은 것. 친환경 분야 유망 소셜벤처에 SK이노베이션 구성원이 스스로 뜻에 따라 투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SK이노베이션 임직원 201명이 참여한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통해 마련한 5억 원을 에코인에너지는 열분해 설비 연구개발에 썼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엔 에코인에너지를 '에그' 1기로 뽑아 돕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에'와 그린(Green)의 '그'에서 이름을 딴 이 프로그램도 저탄소·환경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돕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뽑힌 스타트업에 각 사별 최대 2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스타트업과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협업 모델도 찾고 맞춤형 멘토링(후원, 상담, 지도), 기술 자문을 제공한다.


"SK이노가 투자하자 추가 투자자 나타나"

"이 같은 지원은 실제 스타트업에 여러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대한석유공사가 모태로 특히 정유·석유화학 업계에서 입지가 확고한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력이 관련 분야 스타트업에는 튼튼한 도약대가 되더라는 것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이 이 회사에 투자한 이후인 2023년 5월엔 한화투자증권 주관으로 한화미래환경신기술사업 투자조합이 20억 원을 에코인에너지에 투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주관하고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운영하는 '어 모어 뷰티풀 챌린지'(A MORE Beautiful Challenge)도 2억 원을 에코인에너지에 넣었다. 이후 에코인에너지는 ‘이동 가능 모듈형 폐플라스틱 열분해 유화장치’(TMR4K) 개발을 완료했다. 충북 옥천군에 TMR4K 7기를 가동할 공장도 짓고 있다.

2021년 1기부터 2024년 4기까지 '에그' 프로그램에 뽑힌 환경 분야 스타트업은 80곳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올해까지 총 100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지속 가능한 사회가 돼야 기업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면서 SK이노베이션 구성원과 이들의 더 큰 행복을 만드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기업 이미지(CI). SK이노베이션 제공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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