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숙원' 주 4.5일제…현실성 논란에 로드맵은 '미궁'
'마이너스 성장' 걸림돌…제조업 등 일부 업종 타격 불가피
양대 노총 빠진 경사노위…빠른 쇄신 가능할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노동 공약 중 하나인 '주 4.5일제 도입'은 노동계의 오랜 숙원이지만, 벌써부터 주 4.5일제 공약이 허울 뿐인 공약(空約)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청사진만 제시됐을 뿐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제조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 분야에서 제기되는 우려가 적지 않다. 공약 이행의 첫 스텝인 사회적 대화조차 여건상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李가 띄운 주 4.5일제…'노동생산성 향상'에 기대감
근로시간 단축은 이미 이재명 후보가 수차례 언급한 적 있는 주요 의제 중 하나다. 그는 노동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우리나라의 평균 노동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노동존중선거대책위원회는 이에 발맞춰 '주4일제네트워크' 등 여러 노동 단체들과 주 4.5일제 실천을 위한 정책 협약식 등을 열면서 현장 목소리를 경청했다.
민주당이 주 4.5일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는 경기 침체가 있다. 비효율적인 노동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제고하는 한편, 근로시간 단축은 민주당과 이념적 지향을 일정 부분 공유하는 노동계의 오랜 숙원이다.

마이너스 성장∙업계 우려는 공약 이행 걸림돌
노동시간 단축은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이고, 민주당은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 '주 5일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하지만 대선 기간 동안 주 4.5일제를 시행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나왔고, 사업장 선정 또는 지원 방식 등은 전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0.246%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경기 침체 상황이다 보니 노동집약적 산업 분야에서 주 4.5일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교대제로 24시간 사업장을 가동해야 하는 발전소와 제철∙제조업 분야 등 일부 업종은 추가 고용에 따른 생산 비용이 발생해 업계 부담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홍배 의원은 이와 관련해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생산성이 줄어든다는 지적은 제철 또는 제조업 같은 경우에는 일부 맞는 얘기일 수 있다"면서 "생산 비용이 늘어나는 업종들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제 성장률이 5% 안팎에 이르던 2000년대 초 상황과 '마이너스 성장'으로 접어든 올해 상황을 단순 비교해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정책 효과를 전망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 핵심 관계자도 임기 내 주 4.5일제 시행 가능성에 대해 "당장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입법조사처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도 시행 일자를 뒤로 미루거나,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만 시행하는 방식 등으로 정리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사회적 대화'조차 쉽지 않은 여건…공약 이행 가능성 '물음표'
하지만 경사노위에서 노동시간 단축 의제를 논의할 경우 조직 쇄신이 관건이다. 주 72시간제 추진 등으로 윤 정부 출범 이래 노정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었고, 이와 맞물려 사회적 대화 역시 지난 3년간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양대 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여부도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위한 필요 조건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2∙3 비상계엄 선포 바로 다음 날 불참을 선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선대위 측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실토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시범 운영을 할 것이다. 먼저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곳에 대해서는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답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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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yangs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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