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돌다 끝나는 맹탕 TV토론… “사회자, 美처럼 돌직구 질문해야”
① 후보 주도권 토론… 비방만 난무, 美 자기 순서 아니면 ‘마이크 OFF’
② 다자 토론… 사회자는 기계적 중립, “최소 30분 양자 토론 보장돼야”
③ 조기 대선에 후보들 준비 미흡… “본인 정책-상대 공약 이해 부족”

● “미국 대선 TV토론처럼 사회자 적극 개입 필요”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은 23일 열린 두 번째 TV토론에서 격화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모두발언에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 “가짜 총각, 검사 사칭”을 거론했고, 형수 욕설과 친형 강제 입원 등을 꺼냈다. 이에 이재명 후보도 김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소방관 갑질’ 논란을 소환해 반격했다. 토론 주제와 무관한 치고 빠지기식 공방이 이어졌지만 사회자는 남은 발언 시간만 알리는 등 제한적인 역할에 그쳤다.
이에 사회자가 직접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고, 토론 주제를 벗어나거나 비방이 심해지면 제지하는 미국 대선 TV토론 방식을 차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 대선 TV토론에선 사회자들이 직접 후보들에게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핵심 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허위 정보로 상대를 공격하면 사회자가 직접 정정하는 ‘팩트체크’를 가동하는 것은 물론 상대 발언에 끼어들거나 비방을 쏟아내지 못하도록 발언 시간을 넘기면 마이크를 자동으로 끄는 방식도 도입했다.
한국정당학회장인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후보끼리 질문하는 주도권 토론을 도입하면서 비방전이 2, 3배 심해졌다”며 “직접 유권자가 원하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 TV토론회 후 한국정치학회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사회자가 기계적인 중립을 넘어 적극 개입해 토론을 이끌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가 후보 공약의 빈틈을 질의하고 답변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 “후보들 간 끝장토론 시간 보장해야”
이번 토론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TV토론 초청 기준에 따라 이재명 후보, 김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등 4자 구도로 진행됐다. 공약 발표 시간은 각 후보마다 공약별로 1분 30초씩 할당됐다. 후보 주도권 토론도 시간총량제 방식으로 진행돼 각 후보의 발언 시간이 6분 30초를 넘지 못했다. 기계적 균형에 무게를 두다 보니 후보자가 서로 질문을 던지며 열띤 토론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산만하게 흘러간다는 지적이다.
이에 다자토론 중간에 최소 30분 안팎의 양자 토론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떤 후보가 수권 능력이 있는지, 국가 지도자로서 돌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여줘야 한다”며 “전문가나 시민 패널을 앞에 두고 30분이라도 후보들이 핵심 어젠다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조기 대선 준비 부족에 “선거운동 기간 늘려야”
이번 TV토론에서는 각 후보의 정책 준비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각 후보의 정책 공약 발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토론이 진행되면서 인신 공격과 개인사 공방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공세로 흘렀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3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들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TV토론을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후보가 늦게 확정돼 후보 본인의 정책과 상대방 공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늘리는 등 유권자들이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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