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의사를 능가하는 인공지능을 향하여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2025. 5. 2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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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흥미롭고도 중요하고 또 예민한 문제다.

최근에는 유방암 검진에서 영상의학과 의사를 AI로 대체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연구에선 영상의학과 의사 1명과 루닛의 AI가 함께 판독하면 더 많은 유방암 환자를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심지어 루닛의 AI 단독으로 판독하는 것이 영상의학과 의사 2명이 이중판독을 하는 기존 방식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것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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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사진=남미래


AI(인공지능)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흥미롭고도 중요하고 또 예민한 문제다. 더 나아가 의학적으로 이것이 적어도 특정 상황에서라도 가능하다고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과거 의료AI 연구의 결론은 대부분 비슷했다. 의사와 AI가 서로 힘을 합칠 때 의사, 혹은 AI 단독에 비해 결과가 더 좋게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몇 연구결과에 따르면 AI 단독이 의사 단독은 물론 심지어 의사와 AI가 힘을 합친 것에 비해서도 더 나은 성과를 보여준다. 유방엑스선 사진판독, 의학적 질문에 답하거나 임상적인 추론까지 다양한 의학적 과업에서 그러했다.

최근에는 유방암 검진에서 영상의학과 의사를 AI로 대체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스웨덴 연구자들이 2023년 발표한 연구에선 한국 기업 루닛이 개발한 유방촬영술 AI를 활용해 유방암 검진프로세스에 참여하는 2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중 1명을 대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유럽은 유방암 검진에 2명의 영상의학과 의사가 이중판독을 하는 것이 표준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선 영상의학과 의사 1명과 루닛의 AI가 함께 판독하면 더 많은 유방암 환자를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심지어 루닛의 AI 단독으로 판독하는 것이 영상의학과 의사 2명이 이중판독을 하는 기존 방식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것도 증명했다.

놀랍게도 이 연구결과에 따라 이 스웨덴 병원은 2023년 중반부터 유방암 검진에서 1명의 영상의학과 의사를 AI로 대체했다. 이는 세계 최초 사례로 그 결과 환자의 추가검사 횟수, 검진의 정확도, 암발견율 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최근 오픈AI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다. 오픈AI는 최근 대형 언어모델이 의료 관련 질문에 얼마나 잘 답변하는지 평가하는 대규모 데이터 '헬스벤치'를 발표했다. 60개국에서 262명의 의사가 참여해서 만든 이 데이터는 총 5000개의 의료 관련 대화와 평가기준으로 구성됐다.

흥미로운 것은 헬스벤치에 기반한 의사와 AI의 실력비교였다. 의사 단독, AI 단독, 그리고 AI를 기반으로 의사가 수정한 답변을 비교한 것이다.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의사가 단독으로 답변한 경우다. 그리고 2024년 버전의 GPT를 활용한 경우 AI 단독보다 의사와 힘을 합친 답변이 조금 더 나았다. 하지만 2025년 버전의 GPT를 활용한 경우엔 AI 단독 답변과 이 답변을 의사가 추가 수정한 답변의 질에 차이가 없었다. 즉, 최신 버전의 GPT는 굳이 의사가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양질의 답변을 내어놓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연구결과들은 아직은 제한적이다. 실제 의료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 이러한 연구결과가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이는 의사와 AI의 역할을 서로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의학적 과업에선 의사의 역할을 극히 줄이거나 완전히 배제하고 이렇게 확보한 의료 리소스는 더 어려운 질환이나 비정형적 특징을 가진 사례들, 혹은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에 할애할 수도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연구결과는 큰 화제나 논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AI의 발전에 대한 놀라운 소식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다 보니 다소 무감각해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연구결과들이 축적되기 시작하면 의사와 AI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새로운 결론에 이르기까지 추가 연구뿐만 아니라 윤리적 논의, 제도개선, 사회적 합의까지 필요하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런 패러다임 전환의 초입을 목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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