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주빈으로 초청… 국내외 535사 역대 최대 책 잔치
제67회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역대 처음으로 ‘국(國)’이 빠진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은 다음 달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만’을 주빈국(主賓國)이 아닌 주빈(主賓)으로 모시고 열린다.

‘주빈국’은 해마다 한 나라를 선정해 그 나라의 출판·문학·예술 등 문화 전반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한국과 출판 교류가 활발한 대만은 지난해 도서전에서 이미 ‘차기 주빈국’으로 소개되며, 대만 출판사 48곳이 책 300여 권을 전시했다. 대만은 한국 책을 가장 많이 사는 나라 순위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데다, 한국에서 인기 얻은 문화 콘텐츠는 대만에서도 동시에 인기를 누릴 만큼 ‘문화적 동기화’도 강하다.
그런 만큼 대만을 ‘주빈국’으로 모시는 것엔 큰 이견이 없었지만, 그 표현을 두고선 도서전 측이 상당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는 문제 등을 놓고 양안(중국과 대만)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빈국 선정 이후 중국 외교부의 비공식적인 항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도서전 측은 고심 끝에 주빈국으로는 모시되 ‘국’을 빼고 ‘주빈’ 표현을 쓰기로 했다. 주빈국 의미는 살리되 외교적 마찰은 피하자는 취지다. 공식 명칭도 ‘대만’ 대신 ‘타이완’으로 정했다. 대만은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서 중국과 따로 출전하되, 이름은 ‘대만’이 아닌 ‘차이니즈 타이페이’로 한다. 이번 ‘타이완’의 경우 도서전과 대만이 서로 합의한 명칭이다.
도서전 관계자는 “스페인 북동부에 위치했지만 독립적인 언어를 쓰는 ‘카탈루냐’, 캐나다식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 ‘퀘벡’ 등 해외에서도 주빈을 단순히 나라가 아닌 지역이나 언어 단위로 보고 초청하는 사례들이 있다”며 “이번 대만의 경우도 그렇게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올해 도서전에는 대만 외에도 독일·영국·프랑스 등 해외 16국 100여 출판사가 참여한다. 국내 출판사 포함 총 535사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텍스트힙’ 열풍에 역대 최다 관객인 15만명이 몰리면서, 올해는 참가 출판사가 크게 늘어 부스 부족 사태를 빚기도 했다. 문학수첩·을유문화사 등 몇 년간 참가 안 하던 출판사들까지 올해는 모습을 드러낸다. ‘주빈’ 대만에선 장편 ‘마천대루’(인플루엔셜)와 산문집 ‘오직 쓰기 위하여’(글항아리) 등을 쓴 천쉐, ‘귀신들의 땅(민음사)’을 쓴 천쓰홍 등 작가 30여 명과 84개 출판사·기관이 참가 예정이다.

도서전 주제는 ‘믿을구석-THE LAST RESORT’. “힘들 때, 외로울 때, 당신이 기대는 ‘믿을 구석’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통해, 각자의 마음속에 품고 있던 ‘마지막 잎새’를 나누고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다만 주빈 문제 외에도 도서전이 해결해야 할 걸림돌은 있다. “공공 문화로 남아야 할 도서전 소유권을 몇몇 개인이 사유화했다”는 논란이다. 지난달 22일 ‘서울도서전 사유화 반대 연대’가 서명 운동을 시작했고, 27일엔 ‘독서 생태계 정책 제안과 서울국제도서전 공공성 회복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사유화 논란은 2023년 도서전 수익금 정산을 둘러싼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갈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서전 보조금 지원이 끊기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서울국제도서전이 설립됐다. 당시 20억원을 모집 목표액으로 설정했으나, 초기 청약액이 매우 적었다. 출협 회장이 대표인 사회평론, 출협, 노원문고가 각 30%의 지분을 갖기로 하고 9억원을 마련했다. 나머지 1억원은 개인주주들이 가지고 있다. 출협 측은 “공개 청약을 했으나 목표액을 모으지 못했고, 언제든 주식 증자를 통해 국민과 출판인들의 참여를 제도화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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