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자오밍부터 제이미 맘까지… 지독한 ‘인간 복사기’ 이수지

올 초 한 유명 패션 브랜드 패딩을 입고 ‘대치동 맘’을 패러디한 이후 개그우먼 이수지(40)는 “지독하다 지독해”라는 반응을 달고 다닌다. 표정과 말투뿐만 아니라 입고 있는 옷과 각종 패션 아이템까지 모사하고자 하는 대상을 너무 똑같이 흉내 냈기 때문이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마저 마치 1인극 무대처럼 바꿔놓았다.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수지는 50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KBS 개그콘서트 ‘황해’(2013) 코너의 보이스피싱 팀장 ‘린자오밍’, 그를 탄생케 한 KBS 앞 식당 이모님, ‘명품 저격수’란 별칭을 얻은 대치동 맘 ‘제이미 맘’, 최근 온라인을 초토화시킨 쿠팡플레이 SNL의 병원 상담실장 등 표정·말투·톤·억양까지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대답을 했다. 대체 몇 명과 대화하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 유튜브, OTT, 케이블 채널 각종 플랫폼을 종횡무진하며 ‘인간 복사기’ ‘패러디 여왕’ 등의 별칭을 달고 다니는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지독하다는 반응을 가장 좋은 칭찬으로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2008년 SBS 공채 10기 개그맨으로 데뷔해 ‘웃찾사’ 등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2년에 KBS 공채 27기 개그맨으로 재데뷔, 보이스 피싱을 소재로 한 ‘황해’ 시리즈로 떴다. 하지만, 이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지금도 카페·식당 등을 다니며 특징적인 말투 같은 것을 따라잡으려 끊임없이 메모하고, 패러디할 인물이 주어지면 40~50분 동안 이어폰을 끼고 듣는 걸 반복하면서 그 사람의 표현법을 극대화한다고 했다. 그렇게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진 그 ‘지독함’을 이수지는 웃음으로 만들고 있었다.
지난 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몽클레르 패딩·고야드 백·헬렌카민스키 모자 등으로 치장한 ‘제이미 맘’ 모습으로 등장했다. 자녀의 학원 라이딩에 목숨을 건 엄마들을 연구해 그 모습을 패러디했을 뿐인데, “중고 사이트에 관련 패션 매물이 쏟아졌다”는 뉴스가 터졌다. 정곡을 찌른 것이었다. 이수지는 “말투는 물론 브랜드 선정부터 스타일까지 대중의 ‘공감’을 바탕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가장 화제가 된 몽클레르 패딩은 지인에게 빌려 입은 것. 정작 본인도 몽클레르의 다른 제품을 갖고 있다고 했다. “빌려 입은 거라 저한테 작아요.(웃음) 근데 그 옷이어야 했어요. 제 건 체격 때문에 남성용 느낌이라, 딱 그 스타일이 아니었거든요.”


어느 모임에서 우연히 몽클레르 본사 직원을 만난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그분을 보자마자 제가 무릎을 꿇으니 그분도 무릎을 꿇으면서 ‘본사에서 반응이 정말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 어느 브랜드에서도 연락 온 적은 없었지만, 그녀에게 패러디당하고 싶어 하는 이들은 적지 않을 듯하다. 이수지의 선택이 곧 화제성을 부르기 때문.
그녀에겐 어린 시절부터 품었던 꿈이 또 있다. 바로 정극 연기에 도전하는 것. 이수지는 “배우 염혜란의 어머니 연기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등장만으로 눈물을 쏟아내게 하시잖아요. 지금은 세상을 뜨신 저희 시어머니가 제 어려운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고 정말 생각만 해도 뭉클해지거든요. 그 모습이 아직 제 속에 살아 숨 쉬는 것 같아요. 저희 엄마요? 저라니까요. 요즘엔 ‘네가 나인데 지분 없냐’고 하셔서 얼마 전 어머니 댁에 안마 의자 놔 드렸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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