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리듬으로 걷는 우리 산천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

손봉석 기자 2025. 5.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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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발전소



천천히 오래 걷기의 달인인 이화규가 ‘코리아둘레길 입문’편에 해당하는 글을 엮어 책을 냈다.

‘민달팽이 리듬으로 걷다’라는 부제가 붙은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글 이화규 사진 이세원 펴낸곳 나무발전소)이 출간이 됐다.

지금까지 코리아둘레길을 완보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인물은 41명으로, 이들 완보자 가운데 처음으로 쓴 책이라는 의의가 있다.

장거리 걷기 여행길이 성공을 하려면 좋아서 모인 사람들, 숙식의 독특성, 소규모 예술관 등이 종횡으로 연계돼야 하고 거기에 이야기도 얹혀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그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사진 이세원



코리아둘레길은 남한 국토의 동서남북 가장자리를 잇는 트레킹 길이다. 최초 시작점은 부산 오륙도를 기점으로 전남 해남 땅끝탑, 인천 강화 평화전망대,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연결하면 입 구(口)자 모양이 그려진다. 2016년 동해안 해파랑길이 개통된 후 남해안의 남파랑길과 서해안의 서해랑길, 2024년 9월 비무장 접경지역인 DMZ평화의길이 뚫리면서 4520km 세계 최장 트레킹 구간이 완성됐다.

이로써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미국의 존 뮤어 트레일(JMT),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뉴질랜드의 밀포트 트랙, 네팔의 ABC 트레킹, EBC 트레킹, 안나푸르나 서킷, 페루의 잉카 트레일 등과 같은 장거리 트레킹 길을 우리도 보유하게 됐다.

국내에서 걷기 문화가 확산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다. 2021년 기준 국내엔 600여 개(2만km)의 걷기 여행길이 조성돼 있다. 국내외 트레킹 길 전문가이자 숲해설가인 저자가 이러한 코리아둘레길 중 수도권에서 산책하듯 떠날 수 있는 길들을 안내한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코리아둘레길은 경기둘레길 전 구간과 DMZ평화의 길 전 구간이다. 경기둘레길은 비교적 역사 이야기가 풍부한 곳이라서, DMZ평화의길은 평화와 생태 이야기가 풍부한 곳이어서 선택됐다.

사진 이세원



1장과 2장은 경기둘레길 34~60코스와 01~06코스다. 걷기와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지독한 무감각의 시대, 왼발 다음에 오른발을 놓는 행위만으로 다채로운 감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뛰거나 탈 것을 이용하면 감각의 왜곡이 생겨난다. 이 행위는 스포츠나 챌린지로 변화하고 다시 속도를 통한 경쟁을 부른다. 오래 걷기는 스포츠나 챌린지가 아니기에 내면으로의 여행이 가능하다.

3장과 4장은 DMZ평화의길 34~1코스와 경기둘레길 05~24코스다. 매력적인 둘레길이 되려면 ‘길’과 숙식에 관한 ‘인프라’와 더불어 ‘스토리’가 갖춰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이 결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지만, 저자는 길 위에서 발견한 이야기를 부지런히 옮겨 담는다.

사진 이세원



5장과 6장은 DMZ평화의길 30~6코스와 경기둘레길 19~35코스다. 식생 동정을 다룬 장이다. 식생 동정이란 식물의 분류학상 소속이나 명칭을 바르게 정하는 일을 말한다.

저자가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 떠올린 생각과 글귀, 사람을 만나고 나눈 이야기 덕분에 우리는 앉아서 우리 국토에서 벌어지는 일을 감상할 수 있다. ‘길 위의 오아시스’라고 비유하고 있는 카페와 맛집 리스트도 흥미롭다.

사진 이세원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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