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일주일 앞인데… '수백 조 공약' 재원조달 깜깜
공약집 역대급 늑장 발간 불명예
이재명·김문수 제시 수백개 공약
수백조 예상 재원조달안은 실종
이준석은 공약 총수도 제시 못해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요 후보들의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가장 늦게 공약집이 발간됐으며, 수백조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할 방안도 불투명해 6·3 대선이 인기투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26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요 대선후보를 대상으로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정공약 247개와 지역공약 124개를 제시할 예정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국정공약 302개, 지역공약 107개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선 각각 재원이 210조 원과 150조 원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재정개혁, 세입기반 확충, 세정혁신 등을 제시했으나 총 공약수와 분야별 재원조달 규모를 밝히지 못했으며 10대 핵심공약이 확정되지 않아 소요예산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했다.
김문수 후보는 매년 재량지출 10%(약 30조 원) 수준의 구조조정 추진으로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제시했지만, 10대 핵심공약 예산 확보에 대한 구상은 없었다.
민간 정책 연구기관인 정책평가연구원(PERI)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10대 공약을 현실화할 경우 2055년 기준 나랏빚(GDP 대비 국가채무 D1 기준)이 각 202.5%, 195.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상황에서 재원조달이 빠진 공약은 공염불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
이재명 후보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18세까지 점진적 상향 ▶농업 기본소득 도입 ▶기초연금 부부 감액 폐지 등을, 김문수 후보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50%→30%),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4%→21%), 소득세 기본공제 인상(150만 원→300만 원),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국민연금 자동 조정장치 도입 등을 공약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국정공약과 지역공약을 총수도 제시하지 못했으며, 이를 위한 공약이 확정되지 않아 필요재정 추계를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이번 대선 후보들이 역대 가장 늦게 공약집을 내놓았다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온라인 공약집을 내놓았으며, 이재명 후보는 27일께 발간 예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제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본선거 22일 전에,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11일 전에 공약집을 발행했다. 3년 전 제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투표 13일 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15일 전에 각각 공약집을 제출했다.
전문가는 후보를 아우르는 대표적 공약 격인 슬로건마저 실종됐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후보들이 투표의 큰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번 대선은 특이하게 슬로건도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내란을 심판해야 한다는 과거 지향성 때문이고 국민의힘은 할말이 없어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