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 경쟁력 다 잃을 판”…韓 선박발주량, 6년새 6분의1로 쪼그라든 까닭은

26일 클라크슨에 따르면 2018년 763만830t이었던 한국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133만1340t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세계 선박 발주량이 6533만730t에서 1억3396만t으로 2배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다. 전 세계 발주량 중에서 한국 선주 발주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7%에서 1%로 쪼그라들었다. 한국 조선사들은 모처럼 호황을 맞고 있지만 만들어지는 배들 중 ‘한국 주인’이 발주한 배는 급감했다는 의미다.
발주 순위도 크게 하락했다. 2018년 신조발주량 기준 4위로 중국, 그리스, 일본을 바짝 추격했던 한국은 2021년 7위, 2024년 18위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스위스·독일·덴마크·영국·노르웨이·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물론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 싱가포르·홍콩·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도 뒤처졌다.
국내 선사들이 발주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로는 친환경 연료에 대한 불확실성이 꼽힌다. 유럽은 국제해사기구(IMO)의 글로벌 규제 외 역내 탄소 규제도 많아 다양한 친환경 선박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대비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연료로는 메탄올·암모니아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중 어떤 것을 차세대 연료로 채택해야 하는지 불확실해 국내 선주들이 발주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사들의 지배구조 역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국내 글로벌 대형 선사는 HMM밖에 남지 않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사 중 HMM은 민영화 이슈 등으로 인해 대규모 선박 발주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중소형 선사들은 금융 조달 여력(지급 보증)이 약해 선박 발주에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8년 대비 지난해 HMM 신조발주량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폴라리스쉬핑 등 해운사도 2010년대 초중반 해운업계 ‘암흑기’에 사모펀드운용사(PEF)에 매각됐다. 업계 관계자는 “배는 한 번 주문하면 20~30년을 사용하는 장기 투자”라며 “단기 차익을 중시하는 PEF가 주주가 되면 투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을 공약하면서 가뜩이나 지연되고 있는 HMM 매각이 더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과 교수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해운업의 특성상 적기에 신규 선박이 확보되지 않으면 비즈니스 활동이 곤란해질 수 있다”며 “유럽의 친환경 해운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경쟁 선사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전혀 멈추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친환경 선박 발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친환경 규제가 점차 강해질 텐데, 그때 친환경 선박을 많이 수주해놔서 대응할 수 있는 회사와 그러지 않은 회사는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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