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 넘겨 되찾은 명예…4·3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재심서 첫 무죄 판결
[KBS 제주] [앵커]
제주4·3 당시 역사의 광풍 속에 모진 시련을 겪었던 10대 소년이 아흔이 넘어서야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4·3 생존 수형인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강택심 할아버지 이야기인데요.
4·3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가운데 첫 사례입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참전 당시 포탄에 맞아 불편해진 다리로 법정에 들어선 한 노인.
제주4·3사건 재심을 청구한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강택심 할아버지입니다.
1949년, 16살 어린 나이에 무장대를 도왔다는 누명을 쓰고 내란방조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심 법정에 나온 강 할아버지는 당시 이웃의 거짓 밀고로 어머니가 숨지고 본인도 경찰의 모진 고문으로 평생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고 진술했습니다.
[강택심/제주4·3 생존수형인 : "저는 평생을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살아왔습니다. 제 나이 이제 아흔셋입니다만. 죽기 전에 명예를 회복하고 싶습니다."]
검찰의 무죄 구형에 이어 재심 선고까지 1시간.
4·3 당시 그릇된 판결을 재심으로 바로잡기까지는 76년이 걸렸습니다.
[노현미/제주지방법원 형사4부 부장판사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판결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고인은 무죄."]
뒤늦게나마 명예를 회복한 강 할아버지는 거듭 감사를 표했습니다.
[강택심/제주4·3 생존수형인 :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제 마음속에는 지금 날아가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이번 재심은 항공편 이용이 힘든 고령의 피고인의 건강 상태를 배려해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원외 재판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재심을 포함해 4·3 수형인 2천6백여 명 가운데 직권 재심과 유족 청구 재심을 거쳐 2천518명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특히 강 할아버지는 4·3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으로서 직권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은 첫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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