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상징색으로 투표 독려… 지자체 현수막 '적정성 논란'

강현수 2025. 5. 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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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대선참여 홍보 현수막에
일부 강조 단어·도표 빨간색 사용
성남시도 유사 방식 디자인 적용
"정치 중립 훼손 우려" 지적 나와
시민들 사이서 적정성 여부 도마
도선관위 "색상 사용엔 문제 없어"
26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한 사거리에 설치된 투표 참여 독려 현수막. '투표'와 '미래', 도표 디자인 등에 빨간색이 사용됐다. 강현수기자

"시장이 '빨간색'으로 투표 현수막을 달아도 되나요?"

26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한 사거리.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현수막 아래로 용인시의 '빨간색' 글귀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흰색 배경 현수막에는 용인르네상스라는 시 슬로건과 '투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중 '투표'와 '미래'는 빨간색이었고, 이를 강조하기 위한 빨간색 동그라미가 각 단어 위에 찍혔다. 현수막 내 사전투표일과 본투표일을 알리는 도표 디자인에도 빨간색이 사용됐다.

이 현수막 앞에서 만난 60대 배모 씨는 "빨간색을 쓴다는 것은 본인이 그쪽 정당을 지지한다고 은연중에 얘기하는 것"이라며 "예민하게 보면 진영 논리로 시비를 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현수막은 지난주까지 이 사거리 다른 방향에 게시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현수막 위에 있었으나, 주민 민원으로 주말 사이 이동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내 시·군들이 대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연상되는 색상을 현수막에 내세워 적정성 시비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현수막을 제작·게시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개진된다. 특히 단체장이 국민의힘에 속해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정당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현수막에 돋보이는 양상이다.
26일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태평역 사거리 내 빨간색 디자인이 적용된 투표 독려 현수막. 해당 현수막 옆으로 유사한 디자인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현수기자

이날 오후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태평역 사거리에서 본 현수막의 경우 흰색 배경에 성남시 로고와 함께 '대한민국에 투표하세요'라는 문장 전체가 빨간색으로 적혀 있었다. 이 현수막 오른쪽에는 빨간색 배경에 흰색 글자로 선거일 등을 표기하는 방식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더욱이 해당 현수막 바로 옆으로 유사한 디자인의 김 후보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시민의 혼란과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밖에 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여주 등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빨간색 현수막'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논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도 들어오고, 상황은 인지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할 부분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단,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자체의 투표 독려 현수막 색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 선관위 관계자는 "오해가 있을 순 있겠지만, 후보자를 지지·추천한다든지 반대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특정 정당의 색상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선거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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