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수입산”…제주 마늘농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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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른 아침 대정농협 유통사무소 앞마당은 마늘을 가득 실은 차량들로 북적였다.
올해산 마늘의 첫 수매가 이뤄지는 날로, 서늘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줄지은 트럭들 뒤로 농민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앞서 대정농협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마늘 수매가격을 ㎏당 4300원으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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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매가 상승에도 인건비·수입산 공세에 '한숨’

26일 이른 아침 대정농협 유통사무소 앞마당은 마늘을 가득 실은 차량들로 북적였다.
올해산 마늘의 첫 수매가 이뤄지는 날로, 서늘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줄지은 트럭들 뒤로 농민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앞서 대정농협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마늘 수매가격을 ㎏당 43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보다 500원 오른 가격으로, 2022년산(4400원)에 이어 역대 두 번 째로 높은 수매가다.
농민들 표정만 보면 어느 정도 만족한 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속내는 복잡하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에서 5000평 규모로 마늘을 재배하는 이경철씨(55)는 "작년에 벌마늘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올해는 작황도 좋고 수매가가 꽤 괜찮게 나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인건비가 너무 올라서 사람을 쓰기 힘들고, 중국산 햇마늘이 대량 들어오고 있다"며 "1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해마다 더 힘들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마늘 재배를 둘러싼 환경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고령화와 농촌 노동력 부족, 낮은 기계화율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겹치면서 제주 마늘 재배 면적은 매년 감소세다.
올해 재배 면적은 909㏊로, 전년(1088㏊) 대비 16.5% 줄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무려 33.5% 감소했다.
또 지난달 말 기준 마늘 재고량은 1만4000t으로 전년 대비 7%, 평년 대비 3% 각각 줄었다.
이처럼 국내 생산은 줄고 있지만, 수입산은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기준 중국산 햇마늘 수입 물량은 1만668t으로, 전년보다 248%, 평년보다 154%나 급증했다. 이달 역시 국내산 가격 강세와 중국산 현지 가격 하락이 겹치며, 수입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늘 재배 농가들 사이에선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품종 전환도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한 농민은 "단가가 4000원 이상은 돼야 마늘을 계속할 수 있다"며 "월동 채소로 바꾸면 또 산지 폐기 같은 불안정한 문제가 생긴다. 그래도 마늘은 기계화만 잘 되면 어느 정도 면적은 유지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은 "5월 깐마늘 가격이 전월보다 오르고 재고는 줄었지만, 수입 물량이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 가능한 마늘 재배를 위한 유통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