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단일화 명분·효과 다 물음표, 보수 혁신은 거꾸로 가는 길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동정부’ 구성과 ‘100% 개방형 국민경선’에 이어 단일화 협상 방법까지 이 후보에게 넘기며 단일화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극우에 경도된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0%”라고 선을 그었다. 내란을 옹호한 김 후보와는 손잡을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6·3 대선 사전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단일화 총력전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지고, 이준석 후보도 10%를 찍은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단일화 추진의 돌파구로 삼은 모양새다. “단일화해서 이겨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김 비대위원장), “이 후보 선전으로 중도보수가 확장되고 있다”(권성동 원내대표)는 말에 이런 의도가 읽힌다. 후보 단일화를 보수의 마지막 추격 카드로 삼고, 보수 분열의 올가미를 씌워 이준석 후보를 압박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 막판에 갑론을박하는 보수 후보 단일화는 명분도 효과도 찾기 어렵다. 당장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은) 계엄의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라며 “단일화가 있다면 그 당 (김문수) 후보 사퇴뿐”이라고 단일화를 일축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파면 후 치르는 대선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쳐온 이 후보가 ‘내란 비호자’ 김 후보 손을 잡는 것은 자기부정일 뿐이다. 두 후보의 지지층이 달라 단일화 효과도 ‘1+1’이 ‘2’가 되지 않고, 그 합도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27일 정치 분야 마지막 TV토론 후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9일까지 할 수 있는 단일화 방식도 사실상 ‘담판·양보’뿐인 것도 현실적 족쇄다. 민심 이반과 후폭풍이 컸던 김문수·한덕수의 ‘깜깜이 단일화’ 재판이 될 수밖에 없다.
대선 후보 단일화는 비전과 명분이 분명해도 이루기 쉽지 않은 고도의 전략이다. 그러나 현재 보수의 목표는 ‘이재명 후보의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뿐, 윤석열 내란과 국정 3년과 부정선거를 보는 눈이 전혀 다른 두 후보의 ‘묻지마 단일화’에 가깝다. 내란 수괴 윤석열의 출당도 못한 국민의힘은 친한동훈계가 요구한 극우 세력과의 절연도 못하고 있다. 명분·방법·효과 다 물음표 쳐진 김문수·이준석의 단일화 논의는 ‘보수 혁신’과도 거꾸로 가고 있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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