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지율 격차 좁힌 김문수, 대선 판세 요동친다
차기 대선 정국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CBS노컷뉴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7.3%의 지지율로 여전히 선두를 유지했으나 지난주보다 1.9%포인트 하락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9.6%로 3.2%포인트 상승하며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양자 간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릿수인 7.7%포인트로 좁혀졌고 통계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수치상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유권자 민심이 재편되는 국면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문수 후보의 상승세는 그의 보수 본색이 다시금 유권자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면서다.
일단 김 후보는 강성 보수층 결집에 더해 중도 실용 노선까지 포섭하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념적 분화보다는 민생 중심의 어젠다, 예컨대 전세 사기 대책, 청년 일자리, 수도권 교통망 개선 등을 앞세운 전략으로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일정 부분 호소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일시적인 조정일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피로감과 리스크가 일정 수준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어제만 해도 민주당은 비법조인을 대법관으로 임용할 수 있게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대법관을 100명으로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철회하기로 했다. 대법관을 30명으로 증원하는 법안은 철회하지 않았는데 향후 캠페인 전략의 수정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9.5%의 지지율로 여전히 의미 있는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양강 구도에 대한 피로감이 여전히 유효하며 '제3지대'에 대한 국민적 수요가 잔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만 이준석 후보가 확장성을 갖춘 유의미한 변수로 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가 보수 성향 중도층을 일부 흡수하고 있지만 제도권과의 협력보다는 대립각을 세우는 방식의 정치가 중장기적으로는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정당 지지도 측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된다. 민주당 42.6%, 국민의힘 38.4%라는 수치는 양당의 핵심 지지층이 여전히 공고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에 근접해 있으며 이는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앞으로의 대선 판세는 두 가지 축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중도·무당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이냐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제3후보의 득표율이 양강 구도에 어떤 파열을 가져올 것이냐는 문제다. 김문수 후보의 상승세가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혹은 지지층의 본격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2~3주 사이의 정치적 흐름, 특히 TV 토론 등 후보 간 직격 승부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각 후보는 이제 더는 고정 지지층에 안주할 수 없다. 민심은 늘 냉정하고 그 표심은 변화무쌍하기 마련이다.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